경기도립예술단에서 해촉된 단원들이 5일 오전 경기도청 앞에서 명예 회복과 금난새 감독 퇴진 등을 촉구하는 항의 음악회를 열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경기도립 예술단 40여명 무더기 해촉에 항의
“꽃 피어 만발하고 활짝 개인 그 날을, 기다리고 기다리다. 이 내 청춘 다 갔네.” 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는 가수 양희은이 부른 <늙은 군인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어 운동권 가요 <아침이슬>과 <오페라의 유령>의 주제곡과 하이든의 <황제> 2악장이 연주됐다.
이날 거리연주에 나선 이들은 경기도 문화의 전당 산하 도립 예술단 소속 예술가 20여명으로 자신들의 해촉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말 경기도문화의 전당은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감독 금난새) 단원 90명 중 28명, 경기도립극단(감독 전무송) 단원 30명 중 7명, 경기도립무용단(감독 조흥동) 53명 중 6명 등 모두 41명의 경기도문화의 전당 소속 예술단원들을 무더기 해촉했다.
이들은 ‘경기도립예술단 명예회복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법원에 해고무효확인소송을 내는가 하면 서울예술단 등 전국 320명의 예술가들로부터 지지서명도 받았다. 대책위쪽은 “출근부 등을 위조해 공연수당을 불법수령한 전력이 있는 심사위원이 6∼11년간 성실하게 근무하며 우수단원 표창까지 받은 단원들을 해촉하는 심사를 했다면 누가 이를 받아들이겠냐”고 밝혔다. 대책위는 또 “금난새 감독의 경우 1999년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재직 때와 2000년 대전시립교향악단 재직 당시 단원들의 무더기 해촉 등으로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라며 해촉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문화의 전당 홍보팀 최여정씨는 “해촉된 당사자들이 오디션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며 “이번 해촉은 재계약을 위해 2년 마다 오디션을 받고 재계약 여부는 각각 예술감독들이 평가하도록 한 조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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