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 세워진 대표적 근대건축물인 신세계 백화점 본관이 1년 6개월의 리모델링을 거쳐 2월말 다시 문을 연다. 외벽 타일을 붉은빛 화강암으로 전면 교체한 신세계 본관은 애초 건물의 구조와 쓰임을 살렸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왼쪽 사진 신세계 백화점 제공.
근대건축물 신세계 본관 리모델링
애초 원형·건물 쓰임새 유지 눈길
애초 원형·건물 쓰임새 유지 눈길
1930년 문을 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건물인 신세계 백화점 본관이 옷을 갈아입었다. 이 건물의 리모델링은 애초 건물의 쓰임과 구조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근대건축물의 재활용에 대한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2005년 8월 신관이 완공되면서 리모델링을 시작한 신세계 본관은 2월말 명품관으로 재개관할 계획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리모델링 과정에서 건물 외벽을 덮었던 노란빛 타일을 신관과 같은 붉은빛 화강석으로 전면 교체한 점이다. 또 전면 발코니 난간, 처마밑 장식, 기둥머리 장식, 정문 천장등, 쇼윈도 창살은 원형을 복원했고, 발코니 아래 장식은 원형을 보존했다.
건물 외벽 타일을 전면 교체한 것은 논란을 일으킬 만한 대목이다. 문화재 가치가 높은 근대건축물의 외관을 바꿨기 때문이다. 외국에선 건물 외벽을 원형대로 유지하면서 내부 구조를 바꾸는 경우가 많고, 한국에서도 옛 대법원을 서울시립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할 때 이 방식을 썼다.
근대건축 전문가로서 이번 공사를 자문한 김정동 목원대 대학원장(문화재위원)교수는 “리모델링 전 외벽 타일은 원형이 아니라, 1985년 교체된 것으로 안정성·안전성이 떨어져 화강석으로 교체했다”며 “타일 외에 건물의 외형이나 내부 구조는 모두 살렸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본관은 신관이 들어선 뒤에도 애초의 백화점으로 그대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받는다. 또다른 대표적 근대건축물인 옛 서울역이나 신촌역은 새 건물이 들어선 뒤 거의 버려져 있다. 그나마 한국은행 본관을 화폐박물관으로 바뀐 일이 애초 용도를 반영한 드문 사례다.
이번 리모델링의 막후엔 김정동 교수가 있었다. 김 교수는 자문위원로서 헐릴 수도 있었던 이 건물을 원형대로 살려서 백화점 용도로 재활용하자고 조언했다. 역사와 전통을 브랜드로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신세계 건설의 권용주 현장소장(상무)은 “일반 건축보다 3배 이상의 비용이 들었고, 공사 기간도 예정보다 6개월이 늘어났다”며 “남들이 보면 바보짓이지만, 근대건축물 리모델링의 모범을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아직 이 건물은 근대(등록)문화재로 등록되지 않았다. 문화재로 지정·등록되지 않으면, 건물주가 언제든 마음대로 부술 수 있어 영구히 보존되기 어렵다. 이유범 문화재청 근대문화재과장은 “지난 2000년께 신세계에 근대문화재 등록을 권고했으나, ‘법적 제약이 있다’며 거부했다”고 밝혔다. 정병권 신세계 홍보팀 부장은 “근대문화재로 등록할 계획은 없지만, 문화재가 된 것보다도 더 잘 보존·활용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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