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3%만 회수…전국 평균 대비 3분의 1 수준
지난해 울산에서 발행된 화폐 가운데 34.3%만 회수된 것으로 나타나 지역 자금의 역외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지난해 발행한 화폐 5633억원 가운데 다시 환수한 화폐는 1933억원으로 환수율이 34.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전국 평균 화폐 환수율 94.1%와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이다. 2004년과 2005년 울산의 화폐 환수율은 각각 31.1%, 29.2%였다.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화폐 환수율이 낮다는 것은 지역의 자금이 다른 지역에서 더 많이 소비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며 “이런 현상은 노동자들의 소득수준이 높은 반면 소비는 해당 지역에서 이뤄지지 않는 공업도시에서 주로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김영주 울산상공회의소 전무는 “4년제 종합대학이 한 곳 뿐이어서 해마다 다른 지역 대학에 진학하는 8000여명의 대학등록금이 빠져나가고, 문화·유통시설이 부족해 화폐환수율이 1980년대엔 2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97년 광역시 승격 이후 기반시설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다 2009년 울산국립대가 개교하고 울산시가 추진하는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이 끝나면 사정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은행 관계자는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된 뒤 대구의 주부들이 서울로 가는 현상이 늘었다”며 “내년 말 부산~울산고속도로(47.2㎞)에 이어 2010년 경부고속철도 울산역이 개통하면 부산과 대구 등 대도시권으로 빠져나가는 이들이 더 많아져 지역자금의 역외 유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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