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해충 천적 사라져 오히려 역효과
논·밭두렁 태우기가 병해충을 없애는데 별로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 농업기술원은 지난해 농업진흥청이 논둑에서 사는 미세동물을 조사한 결과, 천적은 89%(거미목 14%, 톡톡이목 75%)이고, 해충은 11%(노린재목 7%, 파리목 3%, 기타 1%)의 비율이었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논·밭두렁을 태울 때 각종 병해충의 천적이 사라져 농작물의 생육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잡초에 발생하는 도열병균은 그냥 놔두어도 벼에 전염되지 않고, 애멸구가 옮기는 바이러스병은 저항성 품종 재배 확대로 문제되지 않으며, 흰잎마름병균은 수로에 자라는 풀의 뿌리에서 월동하므로 논두렁을 소각해도 방제효과가 없다.
그러나 효과가 없는 논·밭두렁 태우기가 산불 발생 전체 원인의 18% 가량을 차지하는 것이 현실이다.
1997~2006년 10년 동안 전국에서 연평균 산불 508건이 발생해 산림 4436㏊이 타면서 1069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최동규 기술홍보 담당은 “병해충 방제효과가 별로 없는 봄철 논·밭두렁 태우기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산불 위험이 크므로 산림의 100m 안에서는 개별적인 소각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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