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대학가 입학식 풍경

춤추고 노래하며 사제·선후배 교감
양산 영산대 학교떠나 1박2일

“대학 입학식, 꼭 캠퍼스에서 하란 법 있나요?”

경남 양산 영산대는 올해 신입생 입학식을 캠퍼스가 아닌 경북 경주교육문화회관에서 28일부터 3월1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연다. 입학식 진행도 총장 훈시나 내외빈 축사 따위 형식은 크게 줄이고, 감각적이고 젊은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오는 전자악기 멜로디와 타악기 리듬에 인기 연예인과 학생 동아리들의 열정적인 무대로 펼쳐진다. 근엄한 얼굴을 한 교수들이라도 디스코 한번 추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흥겨운 축제 마당으로 꾸며보겠다는 게 대학 쪽 계획이다. 영산대는 입학식 이름도 ‘영산 이니시에이션(입회식)’으로 정하고, 8명이 판소리와 북, 징, 태평소, 대금, 아쟁, 가야금을 함께 하는 새울전통타악진흥회의 오프닝 공연과 푸른소리 동아리 합창단의 흥겨운 어울림 마당 속에 사제와 선후배를 하나로 묶어낼 예정이다. 또 2005년 프랑스 세계배틀대회에 한국대표로 참가해 우승을 차지한 비보이 그룹 ‘버스트 갬블러’와 남성 2인조 힙합그룹 ‘다이나믹 듀오’도 초청해놨다.

대학 쪽은 이번 입학식과 함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예비대학 등 따로 치러오던 비슷한 성격의 신입생 관련 행사들도 하나로 묶어 행사 중복에 따른 예산낭비와 학습분위기 저해문제 등도 해결하기로 했다.

부구욱 총장은 “신입생들에게 새로운 출발에 따른 설레임과 불안을 동시에 안겨줄 수 있는 입학식을 사제간과 선후배간 교감을 통해 희망과 열정으로 바꿔낼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 졸업식 등 다른 행사도 그 주인공인 학생들의 외면을 받지 않는 내실을 갖춘 행사로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신동명 기자 [e-mail]

---

학과별로 현장 찾아 전공 체험
대구 대경대 ‘산업현장 입학식’

대경대학이 2일 학교 운동장이나 딱딱한 실내에서 벗어나 산업현장을 찾아 입학식을 치른다. 경찰행정학부 학생 250명은 이날 오후 3시 윤시영 대구경찰청장의 특강을 듣고 대구경찰청 교통통제센터, 과학수사대, 사격장 등 현장견학에 이어 학생들이 직접 사격도 해보는 ‘산학일체 입학식’을 열기로 했다. 간호학과는 경산시내 대경병원을 찾아 노인환자들을 직접 돌보고 수술실 현장을 둘러보며, 호텔조리학부도 대구에서 규모가 가장 큰 인터불고호텔 장진익 총지배인의 특강과 함께 호텔 조리실과 객실 등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경험담을 듣는다.

영화방송 제작과도 스튜디오와 편집실 등을 견학할 예정이다. 간호학과 신입생 이지수(20)씨는 ”산업체험이 아주 재미있을 것 같고, 전공 공부에 대한 애착과 함께 자연스럽게 선배, 교수님과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입학식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경대학 유진선 학장은 “전공분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넒히고 입학후에도 더욱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산업현장 입학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