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투표 ‘제비뽑기’ 등 부작용 드러나
서울시가 `공무원=철밥통'이란 등식을 깨겠다며 의욕적으로 도입한 `퇴출 후보 3% 의무화' 제도가 시행 과정에서 각종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어 착근 여부가 주목된다.
◇ 직원투표.`제비뽑기' 등 편법 논란도 대두 = 14일 서울시와 시 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성동도로사업소에서는 퇴출 후보 3% 명단 제출(15일 마감)을 앞두고 13일 퇴출 후보를 선정하기 위한 직원들 투표가 실시됐다.
기능직 공무원 61명은 2명을 걸러내기 위해 2명씩을 뽑고 일반직 32명은 1명씩을 골라 표를 던졌다.
고승주 사업소장은 "퇴출 후보 3% 선정에 참고하기 위해 투표를 했다"며 "최종 결정은 나와 과장 3명 등 간부진이 회의를 거쳐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도로사업소도 하루 전인 12일 퇴출 후보를 고르는 투표를 벌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방식이 자칫 `인기 투표'로 흘러 평소 인심을 잃은 직원이나 인간적 유대가 약한 신규 전입 직원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이날 실.국.본부 및 사업소에 공문을 내려보내 "현장시정추진단의 취지를 왜곡시키는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경고하고 직원투표 중단을 지시했다.
시는 또 이날 오전 도로.수도사업소 등 산하 사업소장들을 긴급 소집해 새 인사 제도의 취지를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제비뽑기'를 하려고 하는 부서가 감지돼 중단시켰다"고 덧붙였다. 부작용은 이뿐만이 아니다. 노조에 따르면 실.국.본부장이 과별로 퇴출 후보 인원을 강제 할당해 추려내도록 하는 곳도 있다. 임승룡 노조위원장은 "실.국장이 과장에게 후보 선정을 미루는 셈"이라며 "모든 직원이 일을 잘하는 과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과도 있는데 `무조건 몇 명씩 나가라'는 식이면 유능한 직원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퇴출 후보 의무화가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고령자나 통념상 업무 비중이 낮다고 판단되는 여성, 행정직을 제외한 각종 기능직 직원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무 능력에 대한 평가를 엄밀히 하기 힘든 상황에서 자칫 이런 `업무 외적 요소'들이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부작용 왜 생기나 = 송근백 동부도로사업소장은 "부임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아 100여 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없다"며 "같이 일하는 동료들끼리는 서로 아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봐 참고하기 위해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참고하기 위해 투표를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시의 정책 방향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며 소신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임 위원장은 "사실상 시장이 인사권의 일부를 실.국.본부장에게 위임한 셈인데 이들 기관장은 무능.불성실 공무원을 가려낼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새 인사 제도가 인사철마다 직원들이 일은 접어둔 채 청탁, 줄대기에 나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직원은 "현행 제도에선 퇴출 후보 3%뿐 아니라 자신이 희망한 사람이나 근무연한이 돼 인사 대상이 된 사람도 자칫하면 현장시정추진단으로 갈 수 있다"며 "인사를 신청하기 전 옮기고 싶은 부서장에게 데려가줄 것을 다짐받으려 하는 풍토가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노조 협의, 직원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공정한 퇴출 후보의 선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임승룡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후 오세훈 서울시장을 면담, `퇴출 후보 3% 의무화' 제도의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 (서울=연합뉴스)
시 관계자는 "`제비뽑기'를 하려고 하는 부서가 감지돼 중단시켰다"고 덧붙였다. 부작용은 이뿐만이 아니다. 노조에 따르면 실.국.본부장이 과별로 퇴출 후보 인원을 강제 할당해 추려내도록 하는 곳도 있다. 임승룡 노조위원장은 "실.국장이 과장에게 후보 선정을 미루는 셈"이라며 "모든 직원이 일을 잘하는 과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과도 있는데 `무조건 몇 명씩 나가라'는 식이면 유능한 직원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퇴출 후보 의무화가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고령자나 통념상 업무 비중이 낮다고 판단되는 여성, 행정직을 제외한 각종 기능직 직원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무 능력에 대한 평가를 엄밀히 하기 힘든 상황에서 자칫 이런 `업무 외적 요소'들이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부작용 왜 생기나 = 송근백 동부도로사업소장은 "부임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아 100여 명에 달하는 직원들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 없다"며 "같이 일하는 동료들끼리는 서로 아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봐 참고하기 위해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 관계자는 "참고하기 위해 투표를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시의 정책 방향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며 소신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임 위원장은 "사실상 시장이 인사권의 일부를 실.국.본부장에게 위임한 셈인데 이들 기관장은 무능.불성실 공무원을 가려낼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새 인사 제도가 인사철마다 직원들이 일은 접어둔 채 청탁, 줄대기에 나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직원은 "현행 제도에선 퇴출 후보 3%뿐 아니라 자신이 희망한 사람이나 근무연한이 돼 인사 대상이 된 사람도 자칫하면 현장시정추진단으로 갈 수 있다"며 "인사를 신청하기 전 옮기고 싶은 부서장에게 데려가줄 것을 다짐받으려 하는 풍토가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에 따라 노조 협의, 직원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공정한 퇴출 후보의 선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임승룡 노조위원장은 이날 오후 오세훈 서울시장을 면담, `퇴출 후보 3% 의무화' 제도의 개선을 요구할 예정이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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