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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현장기술 노하우 동료와 나눠야죠”

등록 2007-03-23 18:54

울산 건설플랜트노조, 조합원 대상 ‘기능학원’ 개설
‘밥줄’ 독점 관행깨고 용접기술 등 무료 전수

노조가 스스로 기술학원을 차려 노동자들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나섰다. 이런 시도는 현장 노동자들이 자신의 밥줄인 현장기술을 좀처럼 동료 노동자들에게 전수하지 않는 관행을 깨는 것으로 고급 기술인력 양성과 함께 안전사고 예방 및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건설플랜트노조는 다음달 2일부터 울산 남구 야음동 노조사무실 맞은편에 위치한 ‘울산건설플랜트노조 기능학원’ 사무실에서 1000여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석유화학공장 시설 보수 및 점검 기술을 무료로 가르친다고 23일 밝혔다.

앞서 노조는 용접학원 인가를 받고 임대보증금 1000만원과 월 80만원에 60평 규모의 기능학원 사무실을 마련했으며, 22일부터 20여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용접과정 수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노조는 애초 울산시와 지역 건설플랜트 업체들의 지원을 받으려 했으나 이들이 참여를 주저해 훈련생 1인당 연간 100만원을 지원하는 노동부의 ‘근로자 능력개발 카드제’를 활용해 독자 운영에 나섰다.

노조는 사무실이 좁아 우선 용접과정만 개설해 조합원을 먼저 교육시키고, 앞으로 배관(파이프) 및 제관(철구조물)과정도 개설하고 비조합원에게도 개방할 예정이다. 강의시간은 매주 월~금요일 오후 6~10시로 잡았다.

기능학원은 용접 경력 30년의 노조 용접 분회장이 맡아 실비만 받고 전임강사로 나섰고, 노조 간부 및 노조원 9명이 퇴근 뒤 돌아가면서 강의를 한다.

수강생들은 강의 수준에 따라 4~6개월 뒤 현장에 초급 기능공으로 취업이 가능하다. 건설플랜트 일용직들은 숙련 노동자 옆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조공’으로 2년 가량 일하면서 어깨너머로 기술을 전수받아 초급 숙련공으로 자리를 옮기는데 노조 기능학원을 수료하면 1년6개월 가량 기술 습득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


임금도 조공은 하루 8만원 가량인 반면 초급 숙련공은 12만원 가량을 받아 스스로 근로조건을 개선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수강을 신청한 이들이 100여명에 이르고 있다. 고용보험에서 누락돼 노동부로부터 수강카드를 받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노조는 더 많은 비정규직들이 강습 기회를 누리려면 지역 민·관·산·학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보고 울산대 교수, 사용자 쪽 대표, 시청 및 울산노동지청 관계자 등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해 재정 등 운영현황을 공개하고 재정지원 등 협조를 이끌어낼 방침이다.

이종화 울산건설플랜트노조 위원장은 “대기업 노동자들과 달리 기술훈련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영세한 기업 또는 일용직 노동자들의 교육을 노동자 스스로가 해결하고자 한다”며 “쟁의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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