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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잔디 없애고 나무 듬성…어디서 쉬나요?

등록 2007-03-26 20:58

 경기 오산시 오산대 앞 오산천 보도육교의 끝은 인도가 아닌 차도와 바로 연결되어 있어 차들이 늘 쌩쌩 달린다.
경기 오산시 오산대 앞 오산천 보도육교의 끝은 인도가 아닌 차도와 바로 연결되어 있어 차들이 늘 쌩쌩 달린다.
[클릭!현장속으로] 오산천 정비 ‘무늬만 자연형’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26일 오전, 경기 오산시를 관통하는 오산천변에 조성된 자전거 도로에는 달리기를 하는 주민들이 눈에 띄었다. 오산천 곳곳에는 너비 40여m의 저수로를 가로질러 돌징검다리가 놓여졌으나 갈수기 탓인지, 흐르는 하천 물에서 약간의 악취가 느껴졌다. 오산천은 오산 시민 14만명의 도심 속 유일한 휴식처다. 건설교통부 산하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자연형하천 시범사업으로 선정해 5년간의 하천정비를 끝내고 최근 모습을 드러냈으나 하천 곳곳은 주민들의 도심속 쉼터 역할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가로등 하나없고 육교 건너자 차들 쌩쌩
오산시-국토관리청, 시설보완 책임 공방

말로만 자연형 하천=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국비 362억원을 들였다는 오산천 환경정비사업 구간은 용인∼화성∼오산시로 이어지는 15㎞. 이 중 오산시 구간은 4.19㎞다. 오산천을 가로지르는 유일한 육교인 오산대앞 보도육교는 새로 신설된 오산천의 명물이다. 그러나 정작 오산대쪽에서 반대쪽으로 건너가는 육교 끝은 편도 1차선 도로와 바로 이어지도록 되어 있어 육교를 건넌 주민들은 코 앞에서 생생 달려오는 차들 앞에 안절부절하는 등 위태로워 보였다.

자연형 하천을 상징하는 돌징검다리 역시 오산천을 가로질러 6개가 놓였지만 돌징검다리가 울퉁불퉁해 어린이나 노약자가 건너기에는 불안해 보였고 겨울철은 돌징검다리 이용을 아예 피하는게 안전해 보일 정도였다. 하천 곳곳에는 초화류 등에 섞여 각종 나무가 덩그러니 하천변에 듬성듬성 식재되어 있어, 자연형 하천이라고 하기에는 한 눈에도 옹색해 보였다.

달리기를 하던 주민 김석태(53)씨는 “애초 하천둑 양쪽으로 30여m 가량 잔디공원이 조성돼 여름이면 주민들이 쉴 수 있었는데 자연형하천으로 만들면서 그나마 없어진데다 하천변에는 밤길을 밝힐 가로등 하나 없어 불안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책임 공방=오산시는 명색이 국가가 실시한 자연형하천 시범사업인 만큼, 시민들의 편익을 위해 하천 주변 환경을 보완해달라며 건교부에 42억원의 예산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예산권도 없고 줄 돈도 없다”며 꿈쩍도 않고있다.

오산시 김문배 복구지원담당은 “정부가 의욕적으로 자연형하천 시범사업에 나선 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소한의 시설 보완 및 유지 관리비는 지원해주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국토관리청 하천공사과 김은수 계장은 “준공전 2차례 걸쳐 수용 가능한 요구는 다받아주었고 하천 유지관리책임은 오산시로 넘어갔다”며 “예산상 추가로 더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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