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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여기도 중앙로 저기도 중앙로’ 무려 293개

등록 2007-04-06 20:55

새 주소 체계에서 가장 많이 겹치는 길 이름
새 주소 체계에서 가장 많이 겹치는 길 이름
새 주소체계 등록 도로만 6만7626개·같은 이름 많아
행자부 검색 폭주…영어표기도 통일 안돼 불만 쇄도
길이름과 건물번호를 사용하는 새 주소 체계가 위치 정보로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자의적으로 붙인 길이름이 너무 많고, 자치단체마다 아이디어 부족으로 비슷비슷한 이름들이 판을 치기 때문이다.

6일 행정자치부 통계를 보면 전국적으로 6만7626개의 도로명이 등록된 가운데 ‘중앙로’가 가장 흔한 이름으로 293차례나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감이 좋은 한마음길도 120차례가 사용돼 겹치기 작명에서 2위를 달렸다. 이밖에도 향교길(107회), 번영로(99회), 희망길(98회)이 뒤를 이었다. 대추골길, 번영길, 은행나무길 등도 80차례 이상 사용된 이름들이다. 동네 주민들이 쉽게 기억할만한 유래가 있는 길은 애초부터 드물고, 어감이 좋은 한글 이름을 마구잡이로 채택하면서 겹치기 작명 문제가 생겼다. 회사원 김미진(27)씨는 “꽃사슴길이나 한나래길 같은 길 이름들이 예쁘다는 생각은 들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거의 없다”며 “좀더 큰 길 중심으로 단순화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로 도입된 주소 체계는 지난 5일부터 발효돼 앞으로 2011년까지 기존 주소와 병행되다가 이후 도로명 주소로 일원화 된다. 현재 상당수 시·도는 도로명과 건물번호 부여 준비가 갖춰지지 않아 새 주소 체계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한 세기만의 주소 체계 개편은 준비 부족으로 인해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마련한 주소 검색 시스템은 이용자가 폭주하면서 접속자들의 거센 항의를 낳고 있다. 두세번에 한 차례씩은 접속 중단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외국 기업이나 기관과 교류를 하는 법인들은 새로 생긴 길 이름의 정확한 영문 표기법을 알기 어려워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 검색 사이트는 물론 길이름 간판에서도 영문표기를 찾을 수 없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배아무개씨는 새 주소 검색 사이트(juso.go.kr) 게시판에 글을 올려 “각종 대외자료에 나가는 영문 표기 자료를 변경하려니 도로 영문표기명을 모르겠다”며 “영동대로는 Youngdongdaero, Youngdong-Daero, Youngdong Boulevard 어떤 것이 좋을지 큰 간선도로라도 정리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새 주소 체계는 어떻게?=서울 시청 본관의 새 주소는 ‘서울 중구 을지로1(태평로1가)’이다. ‘을지로’라는 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왼쪽에서 첫번째 건물이고, 태평로1가동에 속해 있다는 뜻이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은 ‘서울특별시 강서구 화곡동 000번지 00아파트 00동 00’호는 ‘서울특별시 강서구 초록길 00 00동 00호(화곡동, 00아파트)로 바뀐다. 시청 본관의 원래 주소는 ‘서울 중구 태평로1가동 31번지’였다. 새 주소는 도로명과 건물번호를 활용한 것이고, 기존에는 일제가 1910년대에 식민지 조선의 조세징수 등을 위해 도입했던 지번 체계를 이용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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