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교원·지역위원 선거도 학교장등 전횡…“직선제로 바꿔야”
오는 7~8월 울산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학교운영위 학부모위원 선거에 이어 교원 및 지역위원 선거에서도 학교장 등 학교 간부들의 전횡이 판치는 과열·혼탁 양상을 드러냈다.
지난 21일 저녁 8시께 울산 남구 무거동의 한 식당에서 중구 ㄱ중학교 행정실장이 이날 당선된 학교운영위 지역위원에게 “주민등록증 까보자”는 등의 막말을 하고 교장도 고성을 지르며 식탁을 뒤엎은 사실이 22일 드러났다. 또 교장을 지지하는 학부모위원이 양쪽의 싸움을 말리던 다른 학부모위원의 뺨을 때리는 일도 일어났다.
한 참석자는 “교장이 이날 학교운영위원장을 뽑자고 말한 데 대해 한 지역위원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자 행정실장이 욕설을 해댔다”며 “이날 2명을 뽑는 지역위원 선거에서 교장이 민 후보가 떨어지자 교장 등이 이성을 잃은 것 같다”고 말했다.
3명의 지역위원을 뽑는 ㅂ중학교 학교운영위의 한 학부모위원은 얼마전 지역위원을 추천하겠다며 학교 쪽에 문의했으나, “학교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역위원이 이미 내정됐으니 추천을 말아달라”는 학교 쪽의 답을 듣고 추천을 포기해야 했다.
또 상당수 학교의 교원위원들이 평교사들은 배제된 채 당연직인 학교장을 비롯해 교감·부장 등 간부교사들로 대부분 채워진 사실도 확인됐다. ㄴ초등학교는 교원위원 4명 모두가 교장, 교감, 교무·정보부장 등 간부 교사로 채워졌고, ㅎ중학교와 ㅁ, ㄱ초등학교 등도 3~4명의 교원위원 모두가 교장, 교감, 부장교사 등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 교사는 “학교장과 간부교사들이 현 교육감의 재선을 위해 학교운영위원 선거에서 줄서기 구태를 여전히 일삼고 있다”며 “간접선거로 치르는 교육감 선출방식을 직선으로 바꾸는 법률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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