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도 학급당 학생수 비교
용인 상현중 학생수, 수용인원 16%에 불과
고양·남양주 등 인구유입 높은 곳은 ‘교실난’
고양·남양주 등 인구유입 높은 곳은 ‘교실난’
경기도 일부 학교들 ‘극과극’ 진풍경
경기도내 일부 학교에서는 교실이 ‘텅’ 비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은 교실이 부족할 만큼 학생들이 넘쳐나면서 학교 운동회도 학년별로 치르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피해는 애꿎은 학생들과 교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학생이 없어요=17일 찾은 경기 용인시 상현동 상현중학교. 1층에서 5층까지 돌아보는 동안 빈교실 문에는 ‘출입금지’라고 쓴 종이가 눈에 띄었다. 책상과 의자도 없이 썰렁한 교실 만큼 점심시간이 되어도 학교는 ‘절간’ 처럼 조용했다. 전체 28개 교실 중 8곳만 쓸 뿐 나머지는 비어있다. 3년전 개교했지만 현재 학생수는 195명으로 수용 예상인원 840명의 16%에 불과했다. 이 학교 조정남 교장은 “영어나 과학 같은 특성화교육을 하려해도 교사가 11명에 불과하고 이 분들이 1∼3학년을 다 가르치는 등 수업부담이 너무 커 엄두도 못낸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교를 신설하고도 학생수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은 1260명 수용 목표에 160명에 불과한 남양주 호평초등학교, 1260명 수용 목표에 408명에 불과한 용인 동천초등학교 등 경기도내 곳곳에서 학생난을 겪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교실이 없어요=같은날 경기 안산시 사2동 성안중학교. 전교생만 2500여명을 훌쩍 넘었다. 학급당 학생수는 1학년이 44명, 그러나 2∼3학년은 학급당 50∼51명으로, 수업이 끝나면 복도는 학생들로 가득차 통로를 지나가는 일이 힘들다. 교사 휴게실과 특별실은 넘쳐나는 아이들이 쓸 교실로 이미 사라졌다. 이 학교 채규근 교사는 “학생이 너무 많아 1∼3학년이 한꺼번에 운동회를 못하고 학년별로 나눠하는가하면 수학여행 때에도 한 학년이 너무 많아 숙박할 곳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성안중 등 안산 상록구 일대 본오·시곡·상록중학교도 비슷한 실정이다. 이밖에 경기 고양시와 남양주시·구리시 등 현재 개발이 진행되거나 인구유입이 높은 곳은 한결같이 넘쳐나는 학생들로 인해 교실 부족난을 호소하고 있다.
원인은 뭔가=최창의 경기도 교육위원은 “도 교육청이 장기적 대책도 없이 신설학교와 유입인구 예상이라는 숫자놀음에 집착해 학생수요 예측을 제대로 못한 데다 포화상태의 기존 학교 대책은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승찬 경기도 교육청 지원국장은 “임대아파트가 있으면 학부모들이 인근 학교를 기피할 만큼 개발지역내 학교 쏠림 현상이 심하고 안산과 고양, 남양주 구리등은 학교 용지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교조 경기지부 정진강 정책실장은 “학생수용계획 수립시 자치단체는 물론 교육청 내부 협력이 제대로 가동되는 지 의심스럽다”며 “과대·과밀화로 악화된 교육 환경의 개선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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