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3300억원이 들어가는 대구 앞산터널이 착공도 하기 전 벌써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대구시는 19일 “앞산터널 공사는 애초 공사기간을 5년으로 잡았지만 2011년 8월에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맞춰 공기를 1년쯤 앞당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르면 6~7월께 터널공사를 시작한 뒤 2011년 6월께 공사를 끝낼 예정이다.
강경덕 시 건설방재국장은 “기간을 1년 앞당겨도 별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했지만,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부실공사가 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는 아직 편입토지 보상도 이뤄지지 않았고, 공사과정에서 소음과 진동, 먼지 등의 문제가 불거져 주민반발이 이어지면서 실제로 공사할 수 있는 기간은 3년 정도로 단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사기간이 줄어들면 환경보전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앞산터널 공사는 지역 시민단체가 환경파괴를 이유로 2년여 동안 반대해, 대구시가 기회있을 때 마다 환경을 최대한 살리면서 공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구지방환경청도 앞산터널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때 환경훼손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영향평가를 통과시켰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터널공사 때 흘러나오는 유출수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문제”라며 “흙탕물을 근처 신천으로 흘려보낼 수도 없고, 산 속에서 별도 물길을 내 다른 하천으로 빼내기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 밖에 터널이 길어 차량사고나 불이 났을 때를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산터널 공사는 국비와 민자 등 3300억원을 들여 앞산 속으로 4.45㎞의 터널을 뚫은 뒤 대구 달서구 상인동과 수성구 범물동을 잇는 10.44㎞ 너비 35~60m의 도로를 내는 사업이다. ㈜태영 등 건설업체 10곳이 2444억원의 돈을 대고 공사를 한 뒤 26년 동안 차량 1대에 1200원의 통행요금을 받는 민자투자사업으로 진행된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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