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도로 편입 통보를 받은 김학도씨가 편입될 곳을 손으로 가르키고 있다.
울산 신정동 10가구, 집 반토막·생계 걱정에 ‘발끈’
시, 2년전 짧은 신문공고 뒤 보상계획 일방통보
시, 2년전 짧은 신문공고 뒤 보상계획 일방통보
“도로 편입 사실을 사전에 통보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16년째 학교 앞에서 문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학도(52·울산 남구 신정4동)씨는 23일 “울산시가 도로 편입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집이 반쯤 부서지게 됐다”며 “대학생인 아들과 딸을 졸업시켜야 하는데 큰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남구 신정동 동서오거리~야음동 롯데캐슬(옛 야음주공아파트) 사이 1138m(폭 1 2~3차로) ‘곰바위’ 도로 중간쯤에 위치한 김씨의 땅은 43평이다. 이 가운데 40% 가량인 18평이 4차로(폭 20m) 도로 확장 예정터에 편입됐다. 현재 20여평 규모인 1층 점포는 10여평으로 줄어들어 정상 영업이 어렵고 김씨 가족 4명이 살고 있는 2층은 20평이 채 되지 않아 보상을 받더라도 이사를 가야 할 형편에 놓였다. 점포를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이웃의 9가구도 김씨와 비슷한 처지다. 점포 임대료를 받아 살고 있는 6가구는 재건축을 할 수는 있지만 임대료를 대폭 낮출 수 밖에 없어 생계를 걱정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분쟁은 일동미라주 등 대규모 아파트가 이미 들어서 ‘곰바위’ 도로가 교통정체가 심화되고 있는데도 울산시가 근본적인 교통대책없이 2004년 2400여가구 규모의 롯데캐슬아파트를 다시 허가하면서 부터 예견됐다. 게다가 당시 롯데캐슬아파트 교통영향평가에선 이 아파트 동서를 지나는 ‘신선로’를 2차로에서 4차로로 확장하기로 했지만 주민 반발에 부닥치자 사실상 확장을 중단하고 곰바위로 확장으로 갑자기 선회해 형평성 논란을 샀다. 또 시는 2004년 12월 도시관리계획(재정비) 결정(변경) 때 ‘곰바위’ 도로 확장 계획을 확정하면서 지역 일간신문에 주민들이 사실상 알 수 없는 간단한 공고만 내고 2년이 훨씬 지난 뒤에야 보상계획을 통보했다. 피해 주민들은 “잘못된 밀실행정을 바로잡기 위해 학교 옹벽에 대한 안전검사를 의뢰해 문제가 없으면 지금이라도 선형을 바꾸고 도로 아래 쪽 일동미라주아파트~롯데캐슬 사이 168m처럼 도로 폭을 18m로 줄여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신문공고 때 자세한 변경내용을 알리기 어려울 뿐더러 학교 옹벽을 도로에 포함시키면 자칫 학교 안전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기 때문에 선형 변경은 어렵다”고 밝혔다. 글·사진/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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