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침산동 등 기업터 ‘공업지역→주거지역’
녹지 18곳 주거지역으로…26곳 고도제한 해제
땅값 폭등·난개발 우려…“공무원 재량 남용”
녹지 18곳 주거지역으로…26곳 고도제한 해제
땅값 폭등·난개발 우려…“공무원 재량 남용”
대구시가 도시계획안을 짜면서 공업지역을 주거지역으로 바꾸고 건축물 고도제한을 해제하는 등 곳곳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대구시가 1일 발표한 제8차 도시관리계획 정비안을 보면, 달서구 유천동 대한방직 공장 터 2만6000여평을 준공업지역에서 고층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제3종 주거지역으로 변경했다. 이곳은 ㈜애경산업이 대한방직에서 땅을 사들여 고층아파트를 지을 것으로 알려져 지역 부동산업계에서 “주거지역으로 바뀌면 최소한 2배 이상은 땅값이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북구 침산동 케이티앤지 창고 터 1만2000여평도 공장만 지을 수 있는 일반공업지역에서 주거지역으로 변경되고, 북구 매천동 화물터미널 예정지 3만4000여평도 고층 아파트가 가능한 지역으로 바뀌어져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대구시는 특혜 의혹을 의식한 듯 “도시계획 변경으로 땅값 차액이 많이 생기는 곳은 건설업체로부터 전체 터 면적의 10% 이상을 공공용지로 받아내겠다”고 밝혔다.
시는 대한방직 터와 케이티앤지 창고 터 등을 용도변경했지만 북구 산격동 종합유통단지 북쪽 준공업지역 22만여평과 달서구 장동, 장기동 구마고속국도 서쪽 녹지 8만8000여평 등은 주거지역으로 풀어달라는 요구를 거절해 편파적이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대구시의회 건설환경위 이경호 의원은 “공무원들이 멋대로 풀어주고 유보시키는 등 재량권을 남용한 흔적이 뚜렷하다”며 “시의회 의견청취 과정에서 엄중히 따지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또 녹지 18곳을 주거지역으로 바꾸고 20층 이상 건축물을 짓지 못하도록 묶어 놓은 26곳의 고도제한을 풀어줘 막개발 등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대구시가 이번에 마련한 제8차 도시관리계획 정비안은 4~25일 주민 의견청취, 6월20일~7월18일 시의회 의견청취 등을 거쳐 7월 중 열리는 시 도시계획위에서 최종 확정된다.
구대선 기자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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