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의 뭇매를 맞은 충북 괴산군의 ‘음주 문화상’이 결국 중도 하차하게 됐다.
임각수 괴산군수가 지난 1일 정례 직원 조회에서 군 안에서 술을 마셔 지역 경제에 기여한 직원 3명에게 공로패(음주 문화상)를 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전국에 알려지자 “군이 나서 술을 권장한다”는 내용의 글과 항의가 군에 빗발쳤다.
더욱이 공로패를 받은 직원 가운데 1명이 2005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난 여론이 극에 달하자 군은 결국 음주 문화상을 주지 않기로 했다.
군 자치과 안병훈 담당은 7일 “지역 경제 살리기와 건전 음주 문화 조성이라는 큰 틀에서 상을 마련했지만 여론이 좋지 않아 접기로 했다”며 “술은 빼고 지역 경제 살리기에 힘쓴 공무원에게 공로패를 주는 쪽으로 바꿀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 활빈단은 이날 오후 1시께 괴산군청 현판을 ‘주(酎)산군청’으로 바꾸고, 임 군수를 꾸짖는 뜻에서 회초리와 양초를 전달하려다 괴산군 사회단체협의회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김종진 사회단체협의회장은 “군의 문제는 군민이 따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위를 막았다”며 “지역 경제 살리기보다 술을 권장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온 점에 대해서는 임 군수에게 시정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 군수는 “침체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공헌한 공무원에게 공로패를 준 것이 술 잘 마시는 공무원들에게 상을 준 것처럼 잘못 알려졌다”며 “취지가 오해에 가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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