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청 기구표 구청장 이름 맨아래
“어 구청장 이름이 맨 아래에 있네.”
울산 북구청 직원들은 요즘 조직 기구표를 볼 때마다 한 번 더 쳐다본다. 종전과 달리 기구표 맨 위에 행정의 수장인 구청장 이름이 아니라 주민이 올라 있고, 구청장 이름은 맨 아래에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북구청이 최근 인사를 단행한 뒤 각 부서와 다른 지방자치단체, 지역 기업체 등에 배부한 이 기구표는 이른바 ‘거꾸로 기구표’다. 주민 바로 아래에 위치한 8개 동사무소 이름 밑엔 각 동사무소 주무계장과 각 동장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어 각 실·과의 담당(계장)과 과장, 실·국장, 부구청장, 구청장 이름 순이다. 직위가 높은 이를 위에 두는 종전의 삼각형이 아니라 직위가 낮은 이를 위에 두는 역삼각형 구조인 것이다.
북구청 총무과 이대걸씨는 “새 기구표엔 행정 편의에서 벗어나 주민을 우선으로 하고 주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겠다는 구청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거꾸로 기구표에 대해 직원들은 “어색하고 낯설다”는 쪽과 “참신하다”는 쪽으로 엇갈리고 있지만, 다른 자치단체들이 “주민 곁으로 다가서려는 노력이 시각적으로 돋보인다”며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울산에선 2005년 10월 송인동 전 울산경찰청장이 현장 근무자인 지구대(옛 파출소) 대장을 맨 위에 두고 청장을 맨 아래에 두는 ‘거꾸로 직위표’를 만들어 화제가 됐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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