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농가, 때이른 여치떼로 ‘비상’
지난해 큰 피해…올해 더 늘어
지난해 초여름 충북 영동지역 복숭아·사과·포도 과수농가들을 초토화시켰던 갈색 여치떼가 올해는 한 달 이상 빨리 찾아온 데다 방제도 제대로 안돼 피해가 번지고 있다. 영동읍 비탄리 김달호(50)씨는 28일 “지난해 나타났던 갈색 여치떼가 이달 중순께부터 과수원에 나타나 복숭아·포도 등의 어린 열매와 잎 등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고 있다”며 “지난해보다 몇 배 이상 많은 여치떼가 나타났으며 살충제를 뿌려도 금방 다시 나타난다”고 말했다. 몸통 길이 2.5~3㎝크기의 이 여치떼는 지난 10일 김씨의 농가에서 발견됐으며, 영동읍 비탄·산익·회동리와 황간면 회포·마포 등의 과수원을 습격한 뒤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영동군 농업기술센터 신용철(51)과수개발담당은 “지난해에는 6월9일께 처음으로 발견됐지만 올해는 비닐 집은 3월8일, 노지는 5월10일께부터 갈색 여치가 나타나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공동 방제를 해 봤지만 금방 개체 수가 늘어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농업과학기술원 방혜선 농업연구사는 “전국에 분포하고 있는 갈색여치가 이곳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원인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며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는지를 보려고 미세기상도 관찰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한만종 농업해충과장은 “지난해 완전하게 방제가 안돼 개체 수가 늘어난 것 같다”며 “방제가 잘 안 되는 것은 내성이 생긴 것보다 이동성이 강한 특성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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