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민예총 6·10항쟁 20주년 예술제
[사람과 풍경] 충북 민예총 6·10항쟁 20주년 예술제
도종환·조동언·조일현…그때 ‘젊은 그들’ 총출동 20년전 민주항쟁의 열기로 뜨거웠던 청주 성안길이 그날 그 함성 속으로 시간 여행을 한다. 민예총 충북지회 예술사업위원회는 1~14일 청주 성안길 청소년 광장 등에서 6·10항쟁 20돌 맞이 충북민족예술제를 연다. 예술제의 다른 이름은 ‘어제 당신 때문에 오늘 우리가 있습니다’다. 20년전 ‘호헌철폐’, ‘독재타도’ 외침이 오늘을 낳았다는 것을 기념하려는 뜻을 담았다. 당시 학생, 시민으로 북과 붓, 마이크를 잡았던 20~30대는 40~50대가 된 지금 그때를 회상하며 다시 한번 무대와 연단에 오른다. 그날 ‘역전의 용사’들은 머리에 희끗희끗 서리가 내리고, 얼굴엔 주름이 졌지만 식지 않은 열정을 보여주려 막바지 연습에 한창이다. 지역 문화 운동의 축이 되고 있는 유순웅(43)·김강곤(37)씨는 통일 춤극 <귀향>의 연출과 음악을 맡아 영원한 화두 ‘통일’을 더듬는다.연극을 통해 시대를 이야기 해 온 박세환·임오섭(41)씨는 민족극 <아이고 으이구>에서 서민들의 삶을 조명한다. 교단에서 민주화를 맞은 도종환(53)씨는 노래 공연 ‘너의 피는 꽃이 되어’와 시 낭송회 ‘그날 산빛은 푸르고’에 출연해 시대와 민족, 자연, 생활을 노래한 시를 담담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소리 운동을 해 온 조동언(40)씨는 전통음악위원회 회원들과 ‘소쩍새 우는 밤에 풍류가 좋지요’라는 이름으로 통일과 평화, 민주를 노래한다. 사진작가 조일현씨는 6·10항쟁 당시 찍은 거리 시위, 집회 사진 등을 전시하고 손순옥·이홍원·김기현·이철수씨 등 작가들은 농민·노동자·학생 등의 진솔한 생활을 담은 그림·판화 등을 선보인다. 예술제 총연출 조동언씨는 “예술제는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오늘과 미래를 향한다”며 “먼지가 켜켜이 쌓인 20년전 문화를 보이려는 게 아니라 당시의 열정을 바탕으로 통일이라는 미래를 열어보려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