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환수율 전국 최저…외지서 사용하는 돈 많은 탓
울산시의 화폐환수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화폐환수율은 특정지역에서 발행된 화폐가 다시 그 지역으로 회수되는 비율로 낮을수록 외지에서 사용되는 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해 지역경제 발전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지난해 울산시의 화폐환수율은 34.3%로 전국 평균 94.1%보다 무려 59.8%나 낮고 전국 시·도 가운데서도 가장 낮았다고 14일 밝혔다.
이런 현상은 울산시의 제조업 비중이 다른 곳에 견줘 월등히 높은 반면, 교육·의료·관광 등 서비스산업의 비중은 매우 낮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 2005년도 울산시의 지역내총생산(GRDP) 가운데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7.9%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울산시 다음으로 화폐환수율이 낮은 경남도(57.8%)도 40.1%에 이른다. 반면 화폐환수율이 가장 높은 제주도(193.5%)는 3.3%, 두번째로 높은 대전시·충남도(144.7%)는 36.5%, 다섯번째로 높은 강원도(110%)는 10.4%에 그쳤다.
반면 지역내총생산 가운데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울산시가 24.2%로 경기도와 함께 전국 최하위였으나 제주도는 46.1%로 울산시보다 갑절 가량 높았다. 울산의 대학교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문대를 포함해 3곳 뿐이어서 두번째로 적은 제주(7곳)보다 4개나 적다. 이들 3곳의 입학 정원은 7000여명으로 울산 지역 고교 입학생 1만6000여명의 42.3% 수준이다. 이는 해마다 나머지 9000여명(57.7%)의 고교생 가운데 상당수가 대학을 찾아 외지로 떠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지난해 울산의 인구는 110만명으로 전국 대비 2.2%이나 종합병원은 3곳으로 전국의 1% 정도다. 특1급~일반3급 호텔도 4곳으로 전국에서 두번째로 적은 전북도(13곳)보다 9곳이나 적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 전현우 과장은 “지역내총생산과 소득 대비 화폐 순유출액이 각각 1%미만이어서 화폐환수율이 낮다고 해서 소득 유출이 심각하다고 할 순 없지만 지역에서 돈이 더 돌려면 서비스산업 기반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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