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아이들’ 택시로 통학해요
보은 수정초, 버스보다 더 싸
충북 보은 속리산 수정초등학교가 학생들의 통학에 택시를 활용해 비용을 크게 줄이는 등 효과를 보고 있다.
보은군 내속리면 사내리 속리산 자락에 있는 수정초는 지난 3월 법주분교장이 폐교되면서 이곳에 다니던 학생 10여명의 통학 수단이 궁해졌다.
학교는 통학용 버스를 빌리거나 사서 활용하려 했지만, 구입·임대 비용, 운전사 인건비, 보험료, 기름값 등 연간 3천만~5천여만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왔다.
학교는 시내버스 쪽으로 눈을 돌려 봤지만 운행 차량이 많지 않아 배차 시간 등을 맞출 수가 없었다. 더욱이 수정초는 밤 10시까지 영어·그리기·동요부르기 등 ‘밤 학교’를 열고, 토요일 특기적성학교, 방학 아카데미 등을 개설해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고민을 하고 있던 사이 두 자녀를 이 학교에서 졸업시켰던 개인택시 기사 김준태(49)씨가 나섰다. 김씨는 아침·오후, 밤, 토요일을 가리지 않고 하루 4~5차례씩 학교까지 4㎞를 오가면서 학생들을 통학시키고 있다.
학생 10명의 한달 평균 통학 택시비는 70만~80만원으로, 당초 학교에서 세웠던 연간 통학비 예산 3천만원의 3분의 1 수준에서 학생들의 통학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조철호 교장은 “시골 벽지 학교의 택시 통학은 생각보다 싸고, 빠르고, 안전해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보은/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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