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건설·플랜트노조 공동교섭요구
울산·온산공단 석유화학공장의 설비를 보수하는 건설·플랜트 일용직 노조원들이 처우개선과 단체협약 체결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 석유화학공장들이 정기보수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울산건설·플랜트노조는 28일 일용직을 고용해 석유화학공장 보수공사를 맡는 58개 전문건설업체 쪽에 △하루 8시간 근무 및 주·월차수당 지급 △탈의실·샤워실·식당시설 개선 등의 단체협약안 공동교섭을 촉구하며 12일째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전문건설업체들이 10여차례나 계속된 요구에도 공동교섭에 응하지 않자, 지난 17일부터 출근 때마다 삼성정밀화학, 한화석유화학, 효성 등 정기보수작업을 벌이고 있는 석유화학공장에 노조원들이 50~200여명씩 몰려가, 보수작업을 하러 가는 다른 노조원과 비노조원들의 공장 출입을 막도록 했다. 지난 27일엔 온산공단 ㄱ사에서 30여명의 일용직 노조원들이 보수작업을 벌이던 다른 일용직 노동자 40여명을 공장 밖으로 밀어내는 과정에서 현장 관리자 등 3명을 폭행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이들을 고용하고 있는 전문건설업체들은 “일용직 신분인데다 회사마다 사정이 달라 공동 단체교섭이 곤란하고, 어려운 경기여건 때문에 처우개선도 어렵다”며 고개를 내젓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들도 “전문건설업체 일용직 노동자들과 직접 고용관계가 없어, 교섭 당사자가 될 수 없다”며 발을 빼고 있다.
다음달 정기보수를 앞둔 석유화학업체 ㅇ사 관계자는 “전문건설업체 일용직 노조 사태가 원만히 타결되지 않으면 석유화학공장들이 정기보수에 차질을 빚어 공장가동 중단마저 우려된다”며 “대체인력 동원도 쉽지 않아 양쪽의 협상 타결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울산·온산공단 석유화학업체들은 해마다 3~5월 공장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배관 등의 설비 보수작업을 위해 58개 전문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입찰경쟁을 붙이고 있다. 지난해 결성된 울산건설·플랜트 노조는 이들 58개 전문건설업체 소속 일용직 노동자들을 가입대상으로 하는 노조이며, 전체 7000~1만2000여명의 노동자 가운데 1000여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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