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 집단서식지가 발견된 시화 멀티테크노밸리 예정지. 시민·환경단체가 습지보호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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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식지 생태조사도 않고 굴삭기로 싹둑
흙더미 메우고 1400여마리 15㎞밖 옮겨
환경단체 ‘텐트농성’ 공사진행 막고 나서 시화호 북쪽간석지 924만㎡에 첨단산업도시를 조성하는 멀티테크노밸리(MTV) 사업 예정지에서최근 때아닌 ‘맹꽁이 대이동 작전’이 펼쳐졌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하는 첨단도시 기공식장을 만든다며 경기 시흥시 정왕동 시화방조제 인근인 시화호 북쪽 간석지의 습지를 메우고 맹꽁이를 옮긴 것이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이에 반발해 맹꽁이 서식지 보호에 나섰다.
■ 맹꽁이 대이동=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0~21일 직원 10여명을 동원해 간석지 안의 습지에 서식하는 맹꽁이를 뜰채로 떠서 아이스 박스에 담았다. 이제 갓 발이 나오기 시작한 새끼 맹꽁이부터 어미 맹꽁이 등 이때 잡힌 맹꽁이는 모두 1400여마리. 맹꽁이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보호종 2급으로 개발지역에서 발견되면 공익적 사업을 빼고는 서식지를 보전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잡힌 맹꽁이들은 영문도 모른채 차에 실려 15㎞ 떨어진 시화호 갈대 습지로 옮겨졌다.
수공의 시화첨단도시건설단 박천홍 차장은 “1천여명이 참석하는 시화첨단도시조성사업 기공식장 조성 공사 중 맹꽁이 서식처 5곳이 발견돼 환경부의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포획 채취 허가를 받아서 맹꽁이들을 옮긴 것”이라고 말했다.
■ 시민단체 농성=맹꽁이 서식처가 파괴되자 이곳 시민·환경단체들은 맹꽁이가 사는 습지 입구에 텐트를 치고 맨 몸으로 굴삭기를 막았다. 그러나 농성 11일째인 30일, 맹꽁이가 살던 간석지 안의 습지는 갈대가 베어지고 습지 일부는 돌과 흙더미가 메워졌다. 시민단체들은 아직 최종 사업 승인도 나지 않았는데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 기공식장을 만들려고 불법적으로 습지를 파헤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들은 폭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맹꽁이 서식지 보호를 위한 텐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시화 엠티브이 개발 반대 시민대책위원회’ 이창수 위원장은 “맹꽁이 서식지에 대한 생태조사를 먼저 하고 보호대책은 물론, 시화 첨단산업도시 개발사업에 대한 사업 조정이 이뤄지기 전에는 기공식을 연기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수공쪽은 문제가 되자 공사를 멈추고 대신 맹꽁이 서식지에서 400여m 떨어진 시화호 전망대 왼쪽에 새 기공식장 조성에 나섰다. 수공은 그러나 “생태조사는 하지만 현 상태 그대로 보호하라는 환경단체 요구를 수용하면 사업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 쉽지 않다”고 밝혀 맹꽁이 서식지 보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흙더미 메우고 1400여마리 15㎞밖 옮겨
환경단체 ‘텐트농성’ 공사진행 막고 나서 시화호 북쪽간석지 924만㎡에 첨단산업도시를 조성하는 멀티테크노밸리(MTV) 사업 예정지에서최근 때아닌 ‘맹꽁이 대이동 작전’이 펼쳐졌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하는 첨단도시 기공식장을 만든다며 경기 시흥시 정왕동 시화방조제 인근인 시화호 북쪽 간석지의 습지를 메우고 맹꽁이를 옮긴 것이다. 지역 시민단체들은 이에 반발해 맹꽁이 서식지 보호에 나섰다.
맹꽁이
수공쪽은 문제가 되자 공사를 멈추고 대신 맹꽁이 서식지에서 400여m 떨어진 시화호 전망대 왼쪽에 새 기공식장 조성에 나섰다. 수공은 그러나 “생태조사는 하지만 현 상태 그대로 보호하라는 환경단체 요구를 수용하면 사업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 쉽지 않다”고 밝혀 맹꽁이 서식지 보호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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