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암각화
울산시 “물에 잠겨 훼손 심화…2010년께 공사 협의”
댐 수위가 올라갈 때마다 물에 잠겨 훼손되고 있는 울산 울주군 대곡리 선사시대 유적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 285호)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 암각화 앞에 물막이둑을 설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 가고 있다. 울산시는 31일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평가되고 있는 이 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사연댐 수위 조절 △물길 변경 △물막이둑 설치 등 3가지 방안 가운데 암각화 앞에 물막이둑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시는 2009년까지 연구 용역을 거쳐 2010년께 50억원을 들여 암각화 앞 쪽에 길이 150여m의 물막이둑을 설치하는 방안을 문화재청과 암각화학회, 지질자원연구원 등 문화재 관련 단체와 협의할 예정이다. 시는 암각화를 완전히 보존하려면 사연댐을 철거하고 다른 곳에 대체댐을 건설해야 하나 막대한 예산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해 3가지 단기 방안을 마련했다. 또 댐 수위를 조절하면 담수 능력이 떨어져 대체댐을 건설해야 하고, 물길 변경은 엄청난 규모의 자연을 훼손해야 하기 때문에 그나마 비용이 적게 들고 자연 훼손이 덜한 물막이둑을 우선 설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신석기~청동기시대 바다·육지동물과 사람, 도구 등 선사시대의 생활과 풍습을 알 수 있는 300여점의 그림이 가로 10m, 높이 3m 바위에 새겨져 있는 이 암각화는 사연댐이 1965년 완공되고 6년이 지난 뒤에야 발견됐다. 사연댐 완공 뒤 댐 수위가 올라가면 암각화는 해마다 7~8개월씩 물에 잠겨 훼손이 갈수록 심해졌다. 하지만 84년 종합보고서가 나오고 95년 국보로 지정된 뒤 보존대책이 본격 논의되기 시작했으며, 각계의 의견이 달라 보존 방안 마련이 지지부진했다. 시 문화예술과 김학춘씨는 “지난 6월 문화재청, 문화계, 울산시 등의 실무자들이 물막이둑 설치에 의견 접근을 이뤄 추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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