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옆 해서초교…고충위 “이전 추진” 당부
터구입·신축비용 200억 마련 어려워 ‘전전긍긍’
터구입·신축비용 200억 마련 어려워 ‘전전긍긍’
60년 동안 비행기 소음에 시달려온 대구 동구 지저동 해서초등학교가 봉무단지 안으로 옮겨 간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송철호 위원장은 6일 오후 대구시교육청에서 현장조정회의를 열어 “지역주민들이 학교를 이전해달라는 집단민원을 고충위에 접수해와 여러가지 이전 방안을 찾아봤다”며 “앞으로 시와 교육청이 의논해 원만히 이전을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신상철 대구시교육감과 박봉규 대구시 정무부시장, 최종탁 해서초교 이전추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박 부시장은 현재 학교에서 1.1㎞ 떨어진 동구 봉무동 섬유패션기능대학 남쪽 터 1만2천㎡을 새로운 학교 터로 내놓겠다고 밝혔고 신 교육감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 위원장은 “이전 작업이 예정대로 순조롭게 추진된다면 오는 2011년쯤 학생들이 새 학교에 등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통학거리가 멀어 불편하고, 옮겨간 학교에서도 비행기 소음이 여전하다는 이유를 들어 학교 이전을 반대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분위기도 만만찮다. 시교육청은 “이달 안에 학부모들을 상대로 주민여론조사를 해보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새로운 학교 터를 사들이는데 드는 비용 100억원과 학교 건물 신축 비용 100억원 등의 예산을 마련하는데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 학교운영지원과 김일원 사무관은 “국방부와 교육부, 대구시 등에 자금 지원을 요청해보겠지만 현재로서는 자금을 마련할 뚜렷한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국제공항과 공군비행장에 인접해 있는 이 학교는 1947년에 문을 열었다. 서훈 전 의원, 박철웅 전 대구시의원, 이중우 계명대 교수, 학교이전추진위 최 위원장 등이 이 학교 출신으로 현재 재학생은 1300여명이다. 이 학교는 전투기가 뜰 때 소음치가 90㏈을 웃돌아 학생들이 수업이 불가능한 형편이다. 학교쪽은 “보통 전투기가 3∼4대씩 이륙하면 120㏈까지 올라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학교의 소음 허용기준치는 60㏈이다. 전투기에 비해서는 소음이 비교적 적은 민간항공기도 하루 30차례씩 이착륙한다. 하지만 이중창 등 방음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비행기가 뜨고 내릴때는 아예 수업을 중단하는 등 오랫동안 소음에 시달려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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