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량 반비례’ 15% ↑ 추진
저소득층 가구엔 28% 올려
저소득층 가구엔 28% 올려
대구시가 서민들의 상수도 요금은 많이 올리면서 물을 많이 사용하는 부자들에게는 요금을 적게 올리는 이상한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13일 대구시가 마련한 상수도 요금 인상안을 보면, 올 연말쯤 평균 15% 올리기로 결정했는데 이 가운데 전체 상수도 사용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정용 상수도 요금 인상폭은 20%에 이른다. 시는 가정용 상수도 가운데 물 사용량이 적은 서민들에게는 요금을 대폭 올려받고, 상대적으로 수도 사용량이 많은 부자들에게는 인상폭을 줄였다.
한 달에 물 10t을 쓰는 저소득층 가구는 현재 1t에 360원씩 쳐서 3600원의 요금을 내지만 앞으로는 1t에 460원으로 올라 4600원의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27.8% 오르는 셈이다. 한 달에 22t을 사용하는 중산층은 8200원에서 1만120원(23.4%)으로 오르고, 한 달에 40t을 쓰면 1만9700원에서 2만1300원으로 8.1% 인상에 그치게 된다. 대구시민 83%는 한 달 20t 이하의 물을 사용한다.
대구시는 이 밖에도 상가 등 일반용 수도요금은 11.0%, 목욕탕용 10.4%, 공업용 9.8% 등 가정용이 아닌 상수도 요금은 인상폭을 매우 낮게 책정했다. 이 요금 인상안은 지난 7일 이미 대구시 물가분과위원회를 통과했으며 9월쯤 시의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12월부터 인상된 요금이 적용된다.
대구시는 “상수도 적자가 한 해 290억원씩 쌓여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2005년 1월 요금을 9% 올린 뒤 2년6개월여 만에 요금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정하영 대구 상수도본부장은 “상수도 중에서도 가정용에서 적자가 갈수록 쌓여 물 사용량의 83%를 차지하는 20t 이하 사용가구에 요금을 집중적으로 올리게 됐다”며 “생활수준이 높아져 한달 평균 인상분 1500원이 가계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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