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울산시 수십억 이익 ‘쏠쏠’
울산에서 공장 굴뚝과 쓰레기소각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재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폐열 사용을 두고 법정 분쟁이 일어나는 등 버려지던 폐열이 새로운 기업 이익 창출의 자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쓰-오일(S-OIL)은 최근 국내 유일의 동(구리) 제련 기업인 엘에스-니꼬(LS-NIKKO)와 “엘에스-니코가 폐열을 이용해 생산한 연간 50만t의 증기를 에쓰오일에 공급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2004년부터 한국제지에 폐열로 만든 연간 36만t의 증기를 판매하고 있는 엘에스-니꼬는 에쓰-오일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스팀 판매 총량이 연간 86만t으로 늘게 된다. 에쓰-오일은 엘에스-니꼬로부터 이전보다 25% 이상 싼 값에 증기를 공급받아 연간 30억원의 비용을 아끼게 됐다.
폐기물 처리업체 코엔텍은 에스케이에너지에 시간당 40t의 폐열 증기를 공급해 연간 11억원의 판매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벙커시유와 도시가스를 원료로 사용하는 에스케이에너지도 폐열 증기 사용으로 연간 71억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울산시와 효성은 지난 6월 “앞으로 5년 동안 성암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시간당 45t의 증기 가운데 소각장 운영에 필요한 11t을 뺀 34t을 효성에 공급한다”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시는 5년 동안 증기 공급으로 연 평균 39억원의 경영수익과 함께 2011년 성암소각장이 증설되면 연평균 59억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효성도 하루 5만4672ℓ의 벙커시유를 절약해 연평균 32억원의 경제적 이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폐열의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자 이웃한 기업끼리 분쟁도 벌어지고 있다. 울산석유화학단지 안 삼성석유화학이 지난해 8월 이웃한 한국알콜에 연간 25억원 상당의 폐열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자 울산석유화학단지 입주업체 20여곳에 증기와 전기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한주는 ‘현행 법으로 보장된 에너지 독점공급권을 침해당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다”며 삼성석유화학을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낸 상태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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