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만남의 음식점 될터”
대구시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동문 앞에 최근 ‘아시아 식당’이 문을 열었다.
파키스탄, 스리랑카, 인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국가의 전통 음식을 판다. 이 식당의 주인이자 주방장은 파키스탄 출신 샤자디 굴(31·사진)이다. 굴은 1999년 한국인으로 귀화했기 때문에 생김새는 다르지만, 틀림없는 한국인이다.
파키스탄에서 대한무역투자 진흥공사 직원으로 5년 동안 일한 인연으로 한국으로 건너와 자리를 잡았다. 첫 3년은 전북 군산에서 살다가 대구로 옮겨와 서구 중리동에서 아시아 식당을 했다. 식당에서는 아시아 국가에서 주로 먹는 닭고기, 쇠고기, 양고기 요리를 하는데 필요한 향신료와 재료는 서울에는 수입상으로부터 사온다. 주로 이주 노동자들과 파키스탄, 인도 바이어와 함께 오는 한국인 사업가들이 단골이었다. 한국과 파키스탄을 오가며 무역업도 하는 굴이 식당을 고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여기 모여서 그리운 고국 음식도 먹고, 서로 얘기하면서 향수도 달래요.”
굴의 우리말 실력은 수준급이다. 군산에 있는 한국 친구들과 전화를 걸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텔레비전 드라마 얘기며 아이들 얘기로 수다를 늘어놓을 때는 영락없는 한국 아줌마다. 덕분에 성서지역에 방송되는 성서공동체 라디오 방송에서 매주 수요일 저녁 9시30분부터 30분 동안 한국말을 가르친다.
대구에 온 뒤에도 굴을 ‘언니’로 부르며 따르는 친구들을 여럿 사귀었다. 딸 소니(8·신당초 2)도 그를 ‘언니’라고 부른다. 한국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 주변에서 다들 굴을 언니로 부르는 데 익숙해져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모양이다. 가수 장윤정의 ‘어머나’를 좋아한다는 소니는 한국말과 우루두어(파키스탄어)를 자유롭게 말하며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귀여움을 독차지 한다
굴은 한국에 갓 건너온 산업연수생이나 이주 노동자들에게는 해결사 노릇도 척척해낸다. 낯선 땅에서 회사 쪽과 의사소통에 문제나 법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으며 달려가 도와준다.
한국에서 이웃들과 어울려 한국사람으로 살면서도 굴은 늘 조국 파키스탄이 그립다. “언젠가 고향에서 멋진 집을 지어 살고 싶은 꿈을 간직하고 있어요. 그때는 한국이 그리울 지도 모르겠네요.”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한국에서 이웃들과 어울려 한국사람으로 살면서도 굴은 늘 조국 파키스탄이 그립다. “언젠가 고향에서 멋진 집을 지어 살고 싶은 꿈을 간직하고 있어요. 그때는 한국이 그리울 지도 모르겠네요.” 대구/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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