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로 꾸려진 배우들이 ‘동그라미극장’ 무대 위에서 미운 오리가 백조로 다시 태어나는 연극 장면을 연습하고 있다.
울산 장애인연극 ‘미운 오리’
소극장 날마다 모여 몸짓·수화로 연습 구슬땀
23일 문화회관서…표현력 뒤어나 ‘작품’ 기대
“너 암탉처럼 알 낳을 수 있어?”(고양이). “내가 백조였단 말이야?”(미운 오리) 14일 오후 4시께 울산 남구 신정동 공업탑교차로 근처 건물 2층에 자리잡은 어린이 교육극장 ‘동그라미극장’. 60여평 크기 공연장의 무대에서는 10여명의 장애인들이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새끼〉를 각색해 김원경 시인이 극본을 쓴 연극 〈미운오리〉 연습에 한창이었다. 무대감독 권소정(27)씨가 대사와 연기를 지도하면 시각장애인들은 도우미들의 도움을 받아 몸짓 연기를 하고 청각장애인들은 도우미들의 수화를 보고 몸을 놀렸다. 정상적인 발음이 어려운 뇌성마비 장애인들도 자기가 맡은 대사를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미운 오리를 괴롭히는 고양이 역의 손동익(30·뇌성마비 2급)씨는 “관객한테 대사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집에서 수없이 큰 소리로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찾아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운 오리 역의 김현주(39·시각장애 3급)씨는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생답게 연기력이 기성 배우를 뺨칠 정도다. 김씨는 “주인공 역을 제의 받고 부담스러웠지만 같은 장애인들이 만드는 연극이라는 말에 용기를 냈다”며 “연습하는 시간이 즐겁다”고 웃었다. 배우들이 모두 시각·청각·뇌성마비·정신지체·지체 등 유형이 다른 장애인들인 이 연극은 23일 오후 4, 7시 두차례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올려진다 연출을 맡은 김관용(38)씨는 “말이 서로 통하지 않는 장애인들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큰 무리없이 맡은 배역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며 “일반인보다 장애인들이 더 표현력이 뛰어나고 감정도 풍부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공연은 울산시가 장애인 무료 공연을 자주 열어온 ‘동그라미극장’에 편견의 벽을 무너뜨리기 위한 장애인 출연 연극 제작을 제안해 이뤄졌다. 애초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비장애인도 출연시키려 했으나 공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출연진을 모두 장애인들로 꾸렸다. 하지만 장애인 가족들이 경계심을 늦추지 않아 배우 섭외가 힘들었다. 극장 쪽은 장애인 재활학교와 사회복지센터를 찾아가 취지를 설명하며 도움을 호소해 배우 14명을 확보했다. 출연진들은 지난 6월부터 주마다 3차례씩 연습해왔으며, 공연이 코앞인 이달부터는 날마다 모여 땀을 흘리고 있다. 김보헌(48) 동그라미극장 대표는 “미운 오리가 아름다운 백조인 자신의 존재를 깨닫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줄거리가 여려운 역경을 딛고 살아가는 장애인과 일반인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며 “일반 연극 못지 않은 작품을 선보여 무모한 도전이 아님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입장료는 무료. (052)258-1248 글·사진/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23일 문화회관서…표현력 뒤어나 ‘작품’ 기대
“너 암탉처럼 알 낳을 수 있어?”(고양이). “내가 백조였단 말이야?”(미운 오리) 14일 오후 4시께 울산 남구 신정동 공업탑교차로 근처 건물 2층에 자리잡은 어린이 교육극장 ‘동그라미극장’. 60여평 크기 공연장의 무대에서는 10여명의 장애인들이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새끼〉를 각색해 김원경 시인이 극본을 쓴 연극 〈미운오리〉 연습에 한창이었다. 무대감독 권소정(27)씨가 대사와 연기를 지도하면 시각장애인들은 도우미들의 도움을 받아 몸짓 연기를 하고 청각장애인들은 도우미들의 수화를 보고 몸을 놀렸다. 정상적인 발음이 어려운 뇌성마비 장애인들도 자기가 맡은 대사를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미운 오리를 괴롭히는 고양이 역의 손동익(30·뇌성마비 2급)씨는 “관객한테 대사를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집에서 수없이 큰 소리로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찾아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운 오리 역의 김현주(39·시각장애 3급)씨는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생답게 연기력이 기성 배우를 뺨칠 정도다. 김씨는 “주인공 역을 제의 받고 부담스러웠지만 같은 장애인들이 만드는 연극이라는 말에 용기를 냈다”며 “연습하는 시간이 즐겁다”고 웃었다. 배우들이 모두 시각·청각·뇌성마비·정신지체·지체 등 유형이 다른 장애인들인 이 연극은 23일 오후 4, 7시 두차례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올려진다 연출을 맡은 김관용(38)씨는 “말이 서로 통하지 않는 장애인들이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큰 무리없이 맡은 배역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며 “일반인보다 장애인들이 더 표현력이 뛰어나고 감정도 풍부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공연은 울산시가 장애인 무료 공연을 자주 열어온 ‘동그라미극장’에 편견의 벽을 무너뜨리기 위한 장애인 출연 연극 제작을 제안해 이뤄졌다. 애초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비장애인도 출연시키려 했으나 공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출연진을 모두 장애인들로 꾸렸다. 하지만 장애인 가족들이 경계심을 늦추지 않아 배우 섭외가 힘들었다. 극장 쪽은 장애인 재활학교와 사회복지센터를 찾아가 취지를 설명하며 도움을 호소해 배우 14명을 확보했다. 출연진들은 지난 6월부터 주마다 3차례씩 연습해왔으며, 공연이 코앞인 이달부터는 날마다 모여 땀을 흘리고 있다. 김보헌(48) 동그라미극장 대표는 “미운 오리가 아름다운 백조인 자신의 존재를 깨닫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줄거리가 여려운 역경을 딛고 살아가는 장애인과 일반인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며 “일반 연극 못지 않은 작품을 선보여 무모한 도전이 아님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입장료는 무료. (052)258-1248 글·사진/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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