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수업 취지 퇴색…참여자치연대 “교육청 수수방관”
전북 전주시의 초등학교 10곳 중 6곳이 오전 7시40분께 시작되는 0교시에 ‘방과후 수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전주시내 초등교 64곳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방과후 학교 운영실태를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가운데 62.5%인 40곳에서 0교시에 방과후 수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21일 밝혔다.
0교시 수업 중에는 컴퓨터가 35개(47.9%)로 가장 많았으며, 예체능 21개(28.8%), 외국어 8개(11%), 국어 5개(6.8%), 수학 3개(4.1%) 등 순이다.
61곳 학교에서 시행하는 컴퓨터 수업은 수강 인원이 ㅇ업체 2705명(26.2%), 또다른 ㅇ업체 1962명(19.0%), ㅎ업체 1930명(18.7%)으로 3곳의 독과점이 심각했다.
참여연대는 학교 쪽에서 학부모의 요구 탓에 0교시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지만 독과점 업체의 수강료 수입을 늘리기 위한 수단인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정원이 100명 이하인 학교의 개설 강좌는 1~2개에 불과해, 학생 수가 적은 농촌은 도시에 비해 개설 강좌 수와 주당 운영시간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교육 양극화의 단면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교육격차 해소와 사교육비 경감을 목적으로 시행한 방과후 수업의 애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창엽 시민감시국장은 “아이들의 체력적 부담이 큰 아침 7시40분 전후에 0교시를 시작하고 있지만 전북교육청이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는 형편”이라며 “0교시 수업을 폐지해야 마땅하고, 농촌학교에 다양한 교육강좌를 개설해 도농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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