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하용(48·생물·왼쪽에서 네번째) 교사
서전주중 녹색 실험…여름꽃·넝쿨 등 ‘장관’
도심 학교가 교정에 수세미 넝쿨이 가득한 푸른 환경을 가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북 전주시 효자동 서전주중학교는 요즘 수세미 넝쿨이 본관 교사 창틀을 타고 3층까지 뻗어 올라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또 화단에는 백일홍, 채송화, 맨드라미 등 여름꽃이 활짝 펴 싱그러움을 더해 주고 있다. 코스모스도 가을을 맞아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푸른 환경을 가꾼 이는 이 학교 류하용(48·생물·왼쪽에서 네번째) 교사. 류 교사는 전임지 순창제일고에서도 넓은 터에 국화 화분을 300~400개 재배한 경험이 있다.
지난 3월, 6년 만에 이 학교로 다시 부임한 류 교사는 학교 주변에 늘어난 아파트 탓에 답답하고 삭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4월부터 본관 화단을 파서 12군데에 수세미를 심었다. 평소 지저분한 후문 테니스장 주변에도 폐벽돌 60여개를 날라 화단을 만들고 수세미와 맨드라미를 심었다. 지금은 테니스장 울타리를 타고 수세미 넝쿨이 길게 뻗어 푸르름을 더해가고 잇다.
본관 옥상에도 최근 국화 화분 200여개를 들여놨다. 화분은 가게 등 개업한 장소에 버려진 것을 모았다.
강정자 교장은 “어린시절 방학 때 찾은 외할머니댁 울타리에서나 볼 수 있던 광경을 도심 학교에서도 보게 돼 마음이 절로 넉넉해진다”며 “한 사람의 힘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