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은씨와 박정배씨가 베를린 장벽에서 전시회를 여는 장면.
계명대생 안종은·박정배씨 독일서 전시
‘통일국기’ 손수 제작
현지서 큰 호응 얻어 “우리의 작은 행동과 염원이 모여 우리의 소망인 남북통일이 반드시 실현될 것으로 믿습니다. ” 분단의 상징인 독일 베를린 장벽에서 ‘통일국기 전시회’를 열고 돌아온 계명대생 안종은(25·시각디자인 3), 박정배(25·시각디자인 3)씨는 30일 “너무 열렬한 호응과 격려를 받았다”며 흐뭇해했다. 이들은 광복절인 지난 15일,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로 불리는 베를린 장벽 20여m에 남북한 국기와 함께 직접 제작한 통일국기를 전시했다. 안씨는 통일국기 이름을 ‘얼기’로 짓고 ‘얼’이라는 한글을 디자인으로 형상화해서 국기를 만들었다. 그는 얼기는 ‘정신의 줏대’이며 ‘언제 어디서든지 곧은 마음이 변치 않는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박씨도 국기이름을 남북한을 더한다는 뜻의 ‘더한기’로 짓고 ‘한’과 ‘합’에서 따온 모음을 형상화해서 국기를 만들었다. 이들은 베를린 장벽을 찾아온 외국인 50명에게 한글이름을 만들어줬으며, 베를린 시가지에서 만난 1천여명에게는 한국 이미지를 담은 배지를 건네주기도 했다. 이들은 1년여 동안 전시회를 준비한 끝에 애초 판문점에서 전시회를 열려고 했으나 무산되자 학교 쪽의 자금 지원을 받아 베를린 장벽을 찾아갔다. 그래픽 디자이너가 꿈이라는 안씨는 “비록 아마추어 수준에 머문 대학생들의 전시회이지만 이를 계기로 전문가들이 나서서 통일국기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며 “이런 시도를 통해 통일의 희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씨도 “전시회를 구경하며 남북통일에 관심을 가져주는 외국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 유럽이나 중국, 일본 등지를 찾아가 전시회를 열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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