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고용보장” 회사 “고통분담”…파업·직장폐쇄 악순환
경영 악화로 법정관리에 들어갔거나 사주가 바뀐 회사들의 파업과 직장폐쇄가 잇따르고 있다. 노조는 기본 생존권과 고용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고통 분담이 불가피하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 6월 2년 2개월여만에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을 마치고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인수 회사를 찾고 있는 울산 남구 석유화학공단 안 대경기계기술 정규직 노조원 40여명은 30일 이틀째 회사 출입문을 차량으로 막으며 파업을 벌였다. 이 때문에 석유화학공장 장치물을 만들어 이 회사에 납품하는 하청업체들이 납품을 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단위노조가 아닌 금속노조에 직접 가입한 노조원들은 “다음달 13일 인수기업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이전에 고용 보장 협상을 끝내려면 매주 세차례 교섭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는 “매각 절차를 밟고 있어 시간이 촉박하므로 한차례만 하자”며 맞선 상태다. 회사는 “출입문을 차량으로 막는 것은 불법”이라며 업무방해 혐의로 금속노조를 고발할 방침이고, 금속노조는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회사를 고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초 인도의 한 회사가 인수한 울산 남구 여천동 노벨리스코리아(옛 현대알루미늄) 노사는 5월부터 13차례 임금교섭을 벌였으나 노조의 기본급 10만5천원 인상 요구에 회사는 6만원 인상을 제시하자 노조원 400여명이 28일 전면파업을 벌였으며, 29일부터는 다음달 2일까지 하루 4시간 시한부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맞서 회사는 울산 남구청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31일 아침 6시 45분부터 4개 생산공정 가운데 2개의 가동을 중단하겠다”며 부분 직장폐쇄 신고를 했다가 29일 남구청에 일단 유보 통보를 했으나 파업이 계속되면 다시 신고를 할 태세다.
1998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현재 채권단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울산 온산공단 동해펄프 노조원 200여명도 30일로 열흘째 전면 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2005년 삭감한 상여금 400%와 학자금 50% 원상 회복 △기본급 9.3%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는 ‘선 작업장 복귀, 후 협상’ 태도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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