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센터 박시룡 교수 연구 결과
백로·왜가리 견줘 실력 형편없어
백로·왜가리 견줘 실력 형편없어
천연기념물 황새의 야생 적응 열쇠는 친환경 서식지 복원과 황새의 사냥 능력 향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6월15일 청원군 미원면 화원리에 6600㎡의 황새 실험 방사장을 짓고 황새 한 쌍을 방사해 야생 적응 실험을 하고 있는 한국황새복원연구센터 박시룡(55) 교수는 “황새의 사냥 능력이 야생 적응의 최대 변수”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농약 때문에 물고기 등 먹잇감이 사라진 것이 황새 멸종의 원인이 됐다는 데 동의하지만 백로·왜가리 등이 사라지거나 숫자가 줄어들지 않는 것을 보면 해답은 아니다”라며 “황새의 형편없는 사냥 실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실험 결과 황새는 먹이를 잡을 때 10번 가운데 9번은 허탕을 친다”며 “숨어 있는 물고기까지 찾아내 한 번에 잡는 쇠백로 등에 견주면 황새의 사냥 실력은 형편없다”고 말했다.
사냥 능력 차이는 두 황새의 몸 상태로 드러난다. 방사 한 달 만에 꽃뱀(유혈목이)을 잡아 먹는 등 사냥 실력을 보이는 수컷 부활이는 실험 방사 두 달째 몸무게가 200g 늘었지만, 곤충류와 뿌려주는 미꾸라지 등을 잡는 데 그치고 있는 암컷 새왕이는 오히려 300g이 줄었다.
박 교수는 “자연에 먹이가 많을 때는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었지만 먹이가 줄면서 사냥 실력이 나쁜 새들은 사라지고 말았다”며 “황새가 살 수 있는 서식지를 만들고, 잃은 사냥 능력까지 찾아 주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새복원센터는 10월까지 야생 적응 실험을 한 뒤 철수했다가 내년 봄에는 방사장을 늘려 두 쌍을 방사하는 등 해마다 야생 적응 개체수를 늘려나갈 참이다.
황새복원센터는 1971년 국내에서 황새가 사라진 뒤 러시아에서 황새를 들여와 자연 번식 등으로 43마리까지 늘렸으며, 2012년께 100여마리로 불려 야생으로 날려 보내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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