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배정 적다고 공무원에게…소속 당 비하했다고 후배에게
“사퇴하라” 비난 끓어
“사퇴하라” 비난 끓어
대구와 부산의 시의원이 공무원 등을 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12일 시의회 직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지난 11일 오전 10시 대구시청 최아무개 서기관이 시의회 3층 지용성(59·달서구) 의원의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지 의원이 다짜고짜로 욕설을 퍼부으며 최 서기관의 어깨를 잡고 벽에 2∼3차례 밀쳤다. 최 서기관은 “아무런 영문을 모른 채 일방적으로 당했다”며 “전치 10일의 상처를 입은 진단서를 끊어놨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 의원은 “때린 적은 없고 최 서기관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말다툼 끝에 마찰이 약간 있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다툼은 대구시가 신천 하류쪽 둔치 2만여㎡에 추진중인 9홀짜리 파크골프장(1만4천㎡)과 리틀야구장(6600㎡) 건립 때문에 빚어졌다. 시는 예산 1억7천만원 가운데 야구장에 1억5천만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2천만원은 골프장에 사용하기로 예산을 배정했다. 지 의원이 당시 체육진흥과장을 맡은 최 서기관에게 골프장 쪽에 배정된 예산이 적은 것에 불만을 표시하는 과정에서 폭력이 이뤄진 것으로 보여진다.
대구공무원노조 정봉주 위원장은 “평소 시의원들이 고압적이고 공무원을 경시하는 풍조 속에서 터진 사건”이라며 12일 장경훈 시의장을 방문해 지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시의회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2일 한나라당을 비하하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후배에게 폭력을 휘두른(상해 혐의) 부산시의회 김선길(49· 남구)의원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께 남구 용호동의 한 술집에서 주먹으로 초등학교 후배인 김아무개(47)씨의 얼굴 등을 때려 전치 6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낮 초등학교 동문 쓰레기 줍기 캠페인을 마치고 술자리에 참석했다가 김씨가 술에 취해 한나라당을 비하하는 말을 듣고 홧김에 주먹을 휘둘렀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의원은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초선이며 김씨는 지난 지방선거 때 무소속으로 구의원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다.
구대선 이수윤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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