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명변경 반대시위’ 박종문 교수 재임용 탈락 논란
시민단체 “앙갚음”- 학교 “교육·연구·봉사 미달”
시민단체 “앙갚음”- 학교 “교육·연구·봉사 미달”
대구가톨릭대학이 법원에서 복직 판결이 난 이 대학 박종문(53·음대 작곡과) 교수를 또 다시 해직시킨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시민단체들이 12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복직운동에 나섰다.
박 교수는 2004년 6월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했다. 그는 “학교 수업과 논문 작성에 조금도 소홀히 한 적이 없다”며 “대학에서 교명 반대운동에 앞장섰다며 앙갚음을 당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5월 대구효성여대와 대구가톨릭대가 통합하면서 학교 이름이 대구가톨릭대로 정해지자 당시 교수협의회 부의장으로 20여차례 시위를 벌이는 등 반대운동에 앞장섰다. 박 교수는 재임용 탈락 후 재임용 무효소송에서 이겼지만 대학쪽이 2006년 12월 다시 해직시켰다.
올해 들어 지난 3월 교육부 소청심사에서도 다시 이겨 복직의 길이 열렸지만 대학은 임용을 거부한 채 교육부 결정이 잘못됐다며 법원에 소송을 내놓은 상태이다.
대구경북민주화교수 협의회,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대구지회, 전국교수노조 대구경북지부 등 9개단체들은 교수 300명을 포함해 시민 1천여명의 서명을 받기로 했다. 또 대구가톨릭대 재단이사장인 최영수 대주교를 항의방문할 계획이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인 전형수 대구대 교수는 “박 교수가 재단 비리를 밝히고 민주화운동에 앞장서 온 것이 빌미가 돼 해직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가톨릭대는 “박 교수가 교명 변경 시위 때문이 아니라 교육, 연구, 봉사 등 3개 항목의 재임용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해직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교수들은 “박 교수가 재직중인 음대 작곡과가 학생은 줄어들지만 교수는 상대적으로 많아 구조 조정 차원에서 해직된 것으로 알고 있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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