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담장이 헐린 경기 동두천시 보산동에 있는 주한미군 2사단의 캠프 케이시 자투리 땅 3천여㎡에는 미군 쪽에서 버린 것으로 보이는 폐아스콘 등 건축 폐기물들이 쌓여 있다. 동두천시민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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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시, 캠프 케이시 4335㎡ 무려 30억 부담
건축 폐기물 무더기 발견 ‘환경오염’ 논란 일어
시민단체 “비용산출 내역 공개·환경조사” 요구 “땅 주인이 누군지 모르겠어요.” 경기 동두천시가 30억원을 주고 우회도로 건설을 위해 주한미군 2사단이 있는 캠프 케이시의 자투리 땅 3445㎡를 돌려받았으나 폐아스콘 등의 건축 폐기물들이 발견돼 환경오염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군 쪽은 또 해당 공여지내 군 시설물을 옮겨 새로 짓는 데 따른 보상비로 30억원을 받았으나 시민단체들은 ‘과다 비용이라며 산출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29일 찾은 캠프 케이시 부대 정문 옆에서는 기존 부대 담장을 헐어내고 새 담장 설치 공사가 거의 끝났다. 기존에 부대 안에 있던 땅에는 흙더미가 쌓인 가운데 간간이 건축 폐기물들이 흙더미 바깥으로 나와 있는 등 어수선했다. 동두천시가 국방부를 통해 돌려받은 이 땅은 3445㎡. 시는 지행동에서 보산동 부대 정문까지 2.8㎞ 사이에 570억원을 들여 내년 말까지 왕복 4차선의 도심 우회도로 공사를 끝낼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다. 실제로 지난달 11일 오세창 동두천 시장과 미군 관계자들은 해머를 들고 공동으로 담장을 부수는 행사도 벌였다. 시는 이 과정에서 국방부를 통해 이 땅을 무상으로 돌려받는 대신 미군이 요구한 부대내 시설 이전 비용 30억원을 부담해야 했다. 그러나 당시 철거된 군부대 시설물은 길이 150m, 높이 2m의 담장과 군부대 막사 1개동, 위병소 1개, 초소 2개 등에 불과해 시민단체들은 “미군 막사에 금도금이라도 했냐”며 산출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시에 요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군이 자체 안전 규칙에 따라 폭탄 테러 위험에서 안전하도록 방호벽을 설치해 달라고 해, 부대원들을 비어 있는 막사로 옮기고 낡은 막사의 리모델링 비용을 부담하는 바람에 비용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문제는 비용만이 아니었다. 담장을 철거하고 난 뒤 지상에는 미군이 쌓아둔 폐아스콘과 콘크리트 더미 등이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지상과 지하에 쌓인 폐기물 조사를 해야 한다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최근에는 공사 현장을 흙더미로 덮어놓은 상태다. 시는 “기존에 철거된 담벽에서 나온 폐기물은 미군이 처리할 일이지만 지하에 어떤 폐기물이 묻혔는지는 토목공사를 들어가야 알 수 있고 그 때 가서 처리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동두천시민연대’ 강홍구 상임대표는 “이런 방식으로 미군공여지를 반환받게 되면 캠프 케이시 기지 1개를 돌려받는 과정에서 수조원의 돈이 드는 것은 물론 환경 오염까지 우리가 떠안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한다”며 비용 산출 내역과 환경 오염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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