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인 5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 녹동서원에서 치러진 ‘한·일 우정의 해 나무심기’ 행사에서 한 일본인이 우록리 주민의 도움을 받아 벚나무를 심고 있다.
“나무처럼 한-일 사이도 무럭무럭…” 화창한 식목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 녹동서원 앞 빈터에 무궁화나무와 벚나무 50그루가 나란히 뿌리를 내렸다.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과 잇따른 독도 망언으로 한·일 두 나라 사이에 찬기운이 도는 가운데 이날 녹동서원에서는 ‘한·일 우정의 해’맞이 나무심기 행사를 치렀다. 일본 기사현 오오미하치만시의 나카타니 데쓰오(63) 시의회의장을 비롯해 시가현민 31명이 이날 녹동서원을 찾아 임진왜란 때 귀화한 김충선 장군의 후손인 지역민 20여명과 함께 두 나라를 상징하는 무궁화나무와 벚나무를 심었다. 무궁화나무 30그루는 한국 쪽에서 벚나무 20그루는 일본 쪽에서 준비했다. 녹동서원에서 무궁화나무와 벚나무 심기 행사는 10년 넘게 계속되고 있어 이미 우록리에는 벚나무 100여그루가 자라고 있다. 나카타니 데쓰오 의장은 “독도문제로 두 나라 사이가 좋지 않은 민감한 시기지만 한·일 두 나라는 미래를 보고 함께 가야 하는 동반자”라며 “함께 나무를 심는 뜻깊은 행사를 통해 우정을 더 돈독히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하려고 일본 나고야에서 온 오다 아키에(60·교사)는 “여러가지로 한국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일본에 돌아가면 주변 사람들에게 독도문제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생각을 전해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충선 장군의 14대손인 김재선(67)씨는 “독도문제로 두 나라 사이가 멀어져 있을 때일수록 민간 교류는 더 활발히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예정대로 행사를 치렀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이날 두 나라 참석자들은 한·일 두나라 우정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무궁화나무와 벚나무 뿌리를 단단히 내리도록 흙을 덮고 힘주어 밟았다. 김충선 장군은 임진왜란 때 침략군으로 조선에 왔지만, 일본의 조선 침략에 반대해 부산항에 닿자마자 조선인으로 귀화해 버렸다. 그 뒤 경주와 울산에서 일본군에 맞서 싸웠고, 나라에 큰 난이 있을 때마다 전장에서 큰 공을 세워 위패가 녹동서원에 모셔져 있다. 대구/글·사진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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