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쟁 초기(1950년 7월26~29일)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경부선 철도 쌍굴다리에서 미군에게 민간인 200여명이 희생된 노근리사건 희생자 유해 발굴이 9일 유해 한 구를 찾는 데서 마무리됐다.
박선주(60)충북대 박물관장과 충북대 유해발굴센터 성정용 책임연구원 등 발굴팀은 지난 7월27일부터 2개월여동안 학살 현장인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쌍굴다리 근처 6곳(1500여㎡)을 발굴했다.
발굴팀은 철로 옆 등에서 어린이로 추정 되는 허벅지·정강이 뼈 등 시신 1구와 가위·담뱃대 등 유품 3~4점을 찾는 데 그치자 지난달 1000㎡로 범위를 크게 늘렸지만 추가 유해는 없었다.
박 관장은 “전자파·금속탐지 등의 방법까지 써 봤지만 추가로 나오는 유해는 없었다”며 “유족·증언자 등이 70~80구 정도의 유해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자연적·인위적 훼손 등으로 유해가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관장은 “매장 추정지가 담배밭으로 경작된 데다 철로 공사를 하면서 훼손됐거나, 강한 산성 토양으로 뼈 등 유해가 삭아 없어 졌거나, 비·바람 등 자연 현상으로 유해가 없어 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성 연구원도 “제보자 등의 증언과 달리 많은 유족들이 유해를 찾아 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께 노근리 유해 발굴 보고서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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