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길 울산대 총장
“사범대 허용 않을 것…앞날 순탄치 않을 것”
지난해 사범계열 학과 유치를 두고 갈등을 빚은 뒤 공식석상에서 울산과학기술대에 대한 의견 표명을 꺼렸던 정정길(64·사진) 울산대 총장이 2009년 3월 문을 여는 울산과학기술대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9일 울산대 행정본관 등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울산과학기술대를 “협력의 동반자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과 수도권 대학에 밀려 지방대학의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실정에서 같은 분야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등 서로의 장점을 살리면 지방대학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방대학은 국내 대학과 경쟁하보다는 지역 특성과 장점을 살려 세계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며 “세계적인 울산의 기업들과 산학협동교육 등 창조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울산대를 세계 일류대학으로 키워 국내에서 정당하게 평가 받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참여정부를 두고 말들이 많지만 지방대학 쪽에서 보면 지방분권정책이 고마울 수 밖에 없다”며 “다음 정권이 누가 되더라도 지방분권정책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과학기술대 입학생들의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국립대여서 사립대보다 등록금이 싸지만 신설이어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다”며 직답을 피했다.
이어 “울산과학기술대가 모든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려면 보수를 높여 우수한 교수를 먼저 확보해야 하는데 국립대여서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울산과학기술대의 앞날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아닐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사범학과는 음악·미술·체육 등 여러 기초학과와 직결되는데 공학 중심의 울산과학기술대에선 적절하지 않고, 기초학과를 두고 있는 울산대도 교육부가 교사 과잉 공급을 이유로 불가 태도를 밝혀 두 대학 모두 학부에 사범계열 학과를 두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대 대학원장을 지낸 뒤 2003년 울산대 총장에 부임한 정 총장은 올해 수시 2학기 모집에서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2011년까지 총장을 다시 맡았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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