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이 영동 감나무 길을 지나다 탐스럽게 익은 감을 바라보고 있다.
영동감·충주사과·보은대추, 가로수로 단장 ‘인기’
‘주민 관리’ 조례로 화합, ‘복지시설 기부’로 온정
‘주민 관리’ 조례로 화합, ‘복지시설 기부’로 온정
충북 영동 감, 충주 사과, 보은 대추 등 자치단체들이 조성한 명물 가로수가 특산품 홍보, 주민 화합, 이웃 사랑 등 ‘일석다조’효과를 내고 있다.
영동읍내와 주택가, 영동에 이르는 주요 국도·지방도 등 50여km에 심은 7135그루 감나무의 감이 탐스럽게 익어 가면서 영동은 거대한 ‘감 과수원’이 됐다.
영동 감길은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본부’가 뽑은 ‘아름다운 거리 숲’ 가운데 하나다.
‘내 집 앞 감은 내가 관리한다’는 내용을 담은 ‘가로수 조성·관리 조례’에 따라 주민들이 집 앞에 있는 감나무 1~5그루씩 맡아 물·비료를 주고 해충을 잡는 등 스스로 관리했다.
군은 오는 31일 이후 감을 따 주민들에게 나눠 줄 참이다.
군 공원녹지계 김정근씨는 “주민들이 꼼꼼하게 관리한 데다 풍년이 들어 5만여명의 군민이 골고루 나눠도 남을 50여t을 수확할 것”이라며 “주민 스스로 영동 감을 가꾸고 알린 만큼 수확물은 주민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1997년부터 중원로·충원로·충민로 등 4.9㎞에 사과 나무 851그루를 심은 충주시는 요즘 ‘사과 익어 가는 마을’이다. 시내 어느 곳에서든지 주렁주렁 열린 사과를 볼 수 있다.
시는 지난 1일 조생종 홍로·홍옥 등을 따 충주 세계무술축제에 참가한 외국 무술인들에게 나눠준 데 이어 27일 충주 사과 축제를 연 뒤 30일께부터 부사 품종을 따 숭덕재활원, 나눔의 집 등 30여곳의 사회복지시설에 골고루 나눠 줄 참이다.
대추의 고장 보은은 지난 6일 탄부면 상장~임한리 2.5㎞의 대추 거리에서 주민·관광객 등과 대추를 따 골고루 나눴다. 이병훈 충주시 농정기획담당은 “한 때 가로수에 달린 열매를 몰래 따가는 얌체족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지만 주민들이 나서면서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며 “유실수 거리가 지역과 주민의 자랑이 됐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한창희 전 충주시장(오른쪽 두 번째) 등이 충주 사과 가로수 길에서 사과를 따고 있다.충주시청 제공.
대추의 고장 보은은 지난 6일 탄부면 상장~임한리 2.5㎞의 대추 거리에서 주민·관광객 등과 대추를 따 골고루 나눴다. 이병훈 충주시 농정기획담당은 “한 때 가로수에 달린 열매를 몰래 따가는 얌체족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지만 주민들이 나서면서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며 “유실수 거리가 지역과 주민의 자랑이 됐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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