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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전사가 된 화가 “개발로 산골마을 죽일 순 없소”

등록 2007-10-25 22:32수정 2007-10-25 22:37

‘엠캐슬 저지와 마을 산 찾기’의의를 알리려고 마련한 ‘청산 녹수’음악회에서 이철수씨가 사회자와 마을 산 찾기 상황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엠캐슬 저지와 마을 산 찾기’의의를 알리려고 마련한 ‘청산 녹수’음악회에서 이철수씨가 사회자와 마을 산 찾기 상황 등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철수씨, 제천 위락시설 유치 추진 맞서 ‘지킴이’ 나서
음악회 열고 생태조사 꾸리고…친환경 대안 마련 분주
충북 제천의 명물 ‘울고 넘는 박달재’ 아랫마을 화가 이철수(53)씨가 바쁘다.

1987년 번잡한 서울을 버리고 이곳에 뿌리를 내린 뒤 농사 짓고, 그림 그리며 느린 삶을 누린 이씨는 요즘 마을 심부름꾼으로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를 바쁜 세상으로 이끈 것은 환경과 생태, 주민 생존이라는 화두다.

시가 휴양 시설 개발업체 (주)엠캐슬을 끌어 들여 이곳 주변 19만3784㎡에 8층짜리 407실 규모의 휴양형 숙박시설 건립을 추진하자 주민들과 대책위원회를 꾸려 반대 운동을 펴고 있다.

120여가구가 고추·사과 키우며 살아온 고즈넉한 산골 마을 곳곳에 붙은 ‘숲에 깃들어 새처럼 구름처럼 살고 싶어요’, ‘엠캐슬 유치에 반대합니다’ 등의 펼침막이 을씨년스럽다.

대책위 공동대표를 맡은 그는 “딱따구리, 삵 등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와 마을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을 볼 수없어 심부름꾼을 자처했다”며 “1800억원이 투자 되는 민자유치 사업이라지만 시가 상수도·도로·가스 시설까지 주민 혈세로 지원하는 특혜성 등 문제 많은 사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주민들과 시·업체 등의 개발 논리에 맞서는가 하면 환경단체, 전문가 등 뜻있는 이들에게 마을에 닥친 위험을 알리고 있다. 지난 7월25일 집 마당에서 ‘청산 녹수’라는 음악회를 열었다.

도종환·오탁번 시인이 시로, 정태춘·박은옥씨 부부 등은 노래로 주민과 이씨의 노력에 힘을 보태고 있으며, 박창근 관동대 교수 등 전문가와 환경관련 단체들도 구학산 생태자연환경감시단을 꾸려 생태 조사를 하고 있다.


원주지방환경청 환경평가과 김은희 계장은 “시가 낸 사전환경영향평가 지표를 검토했더니 지형훼손·오폐수 발생·진입로 확장 등에 따른 환경 훼손 우려가 있어 보완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함대희 시 지역개발팀장은 “원주환경청이 지적한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다음달 중순까지 보완할 계획”이라고 했다.

‘마을 산 찾기’에도 열심이다.

시가 사업자인 엠캐슬 쪽의 땅(백운면 덕동리)과 맞바꾼 사업예정지 백운면 평동2리 산 67-1과 산 71번지가 마을 소유 산이었다는 소송을 벌이고 있다.

장덕호(51)평동2리 이장은 “마을산이었다가 일제시대 때인 1931년 8월 백운면으로 넘어간 뒤 61년 군·시 등으로 이전됐다”며 “사업을 막고, 일제 잔재 청산과 과거사 정리를 위해서도 마을 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역 갈등 조장, 반대를 위한 반대로 비쳐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희망제작소 등과 백운·평동 마을의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개발 대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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