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울산여중에서 열린 지역축제에서 이 학교 학생 10여명이 무대에 올라 율동을 하고 있다.
울산여중 마을축제 “배움터가 지역 휴식처돼야”
사제가 공연, 학부모는 이웃돕기…500여명 북적
사제가 공연, 학부모는 이웃돕기…500여명 북적
‘학교를 주민의 품으로.’ 25일 저녁 6시, 울산 중구 반구동 울산여중 교문 입구에선 교사들이 학교 축제를 구경하기 위해 방문한 주민들한테 떡을 나눠주고 있었다. 교문 왼쪽에선 4~5명의 학부모들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마련하기 위해 손수 만든 김밥을 팔고 있었다. 곧이어 교문 맞은편 운동장 끝 쪽에 마련된 무대에 조명이 켜지고 북소리가 울리면서 축제의 막이 올랐다. 학생들에 이어 남자교사 7명으로 꾸려진 중창단이 무대에 오르자 운동장이 떠나갈 듯한 함성이 계속됐다. 2시간여 동안 계속된 이날 축제는 주민과 학생 등 500여명이 노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며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이날 축제는 ‘함께 만들어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란 슬로건이 의미하듯이 여느 교내 축제와 달리 학교를 지역공동체의 구심으로 만들자는 취지 아래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주민이 함께 만들었다. 이날 자원봉사를 한 학부모 장복기(46)씨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모처럼 딸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아이들이 더불어 사는 인성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입시교육의 사정권에 든 중학교에서 지역 축제가 가능했던 것은 교육부가 1억2800만원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상대적으로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을 ‘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으로 정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 등 지역 기관·단체 13곳이 힘을 보탠 것도 도움이 됐다. 이상철 교장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배움터가 지역의 휴식처가 되고 문화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역의 대표축제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울산/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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