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이 26일 재향군인회 등의 반발에 떠밀려 장승이 설치 4일 만에 철거된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안산 시민단체, 2차회담 기념 문화원 입구에 세워
“어떻게 나라 지켰는데” 욕설·협박…4일만에 철거
“어떻게 나라 지켰는데” 욕설·협박…4일만에 철거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기념해 세운 경기 안산 장승이 4일 만에 철거되는 수모를 겪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안산본부’는 지난 21일 안산 호수공원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 기념 2007년 통일 장승제’를 연 뒤 상록구 사동 안산문화원 입구에 ‘민족단합여장군’과 ‘자주통일대장군’이라고 새긴 장승 2개를 세웠다. 이후 안산문화원은 안산지역 재향군인회 회원들로부터 거친 욕설과 함께 장승을 없애라는 협박성 전화에 시달렸다. 재향군인회는 아예 강제 철거 으름장도 놓았다. 문화원은 결국 장승을 세운 지 4일 만인 25일 저녁 부랴부랴 장승을 철거했다.
안산지역 재향군인회 오아무개 회장은 “회원들의 불만을 문화원에 전한 것”이라며 “6·25 참전용사들이 이 나라를 어떻게 지켰는데 그런 장승을 세우냐”고 말했다.
하지만 안산본부 쪽은 국민들의 70%가 남북정상회담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문화원이 압력에 떠밀려 기습적으로 장승을 철거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영하 사무국장은 “안산문화원을 거쳐 안산시로부터 장승을 설치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며 “자신의 의견과 다른 문화, 표현물에 대해 물리적 행동을 하려하고 용공으로 모는 것은 민주질서를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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