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11월 폭발사고 난 이리역(현 익산역) 당시 사고 현장 모습. 가운데 부분이 폭격을 맞은 듯 움푹 패여있다. 주변 열차 차량도 처참하게 구겨진 채 탈선해 있다. 익산시 제공
30주기 맞은 이리역 폭발참사
11일까지 대규모 추모행사
11일까지 대규모 추모행사
전북 익산시가 30년 전에 발생한 이리역(현 익산역) 폭발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열고 재도약을 다짐한다.
1977년 11월11일 밤 9시15분께 이리역에 정차한 화물열차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면서 59명이 숨지고 1342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당시 인구 13만명의 이리시민 대부분은 저녁식사를 마친 뒤, 한국과 이란의 월드컵축구 예선전을 관람하고 있었다. 익산시사는 사고 기관차의 파편이 700m까지 날아가 집을 부쉈고, 반지름 8㎞안 유리창이 모두 깨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참사 30돌을 맞아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5~11일 익산시내에서 열리고 있다. 지역 각계 대표가 ‘이리역폭발사고 희생자추모사업회’(대표 김삼룡)를 꾸려 마련한 것이다.
행사 동안 익산시 창인동 ‘아르케 소극장’에서는 폭발사고를 기억하지 못하는 청소년을 위해 연극 〈사고, 뭉치〉를 공연한다. 익산역 등에서 당시 사고현장 및 현재 익산 모습을 담은 사진전시회도 마련한다.
사고일인 11일에는 익산역 광장에서 ‘익산, 세상을 포옹하다’를 주제로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제를 연다. 당시 공연을 하다가 부상을 입었던 가수 하춘화씨를 비롯해 현숙, 남진, 이용, 김수희 등이 출연하는 추모음악회도 열린다. 시는 하춘화씨에게 명예 홍보대사 위촉장을 줄 예정이다.
이한수 익산시장은 “깊은 상처로 남아 있는 참사의 아픔을 극복하고 시민 모두 화합을 통해 행복도시를 만들자는 뜻에서 마련한 행사”라며 “호남고속철도의 전북 정차역인 익산역의 환승 체계 및 역사 건립 등 역세권 개발로 주변을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리역 폭발사고는 당시 수송원 신아무개(당시 38살)씨가 술을 마신 뒤 열차 안에 촛불을 켜놓았다가 이 촛불이 화약상자에 옮겨 붙으면서 모두 30.28t에 이르는 화약이 폭발했다. 코미디언 고 이주일씨가 역 근처의 옛 삼남극장에서 공연하던 가수 하춘화씨를 구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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