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군 이성초등교 학생들이 지난 9월 학교 근처의 ‘평화의 집’을 방문해 노인들 앞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공연을 하고 있다. 이성초등교 제공
전교생 29명 완주 이성초, 방과후학교를 정규수업으로
책임교사·맞춤과목 인기…학기초보다 학생수 3배 늘어
책임교사·맞춤과목 인기…학기초보다 학생수 3배 늘어
“오늘도 도시에서 학생이 전학을 왔어요.”
학생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한 농촌지역 한 초등학교가 학생들이 찾아오는 학교로 바뀌었다.
전북 완주군 이서면 이성초등교는 학생수가 올해 3월만해도 병설 유치원 4명, 초등교 25명으로 29명에 불과했다. 내년 말에 폐교될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학교 학생수는 10월 말 현재 유치원 22명, 초등교 62명 등 84명으로 학기 초보다 3배 가량 늘어났다. 특히 전주시내 학교에서 전학오는 학생이 증가했다. 동창회의 지원, 교직원의 열정,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도움 등이 합쳐진 덕분이었다.
이 학교는 3월부터 ‘종일제 맞춤형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즉 선택적으로 운영하는 방과후학교(학년별로 3~5교시)를 정규수업 시간으로 편성해 운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유치원생과 초등생 모두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25분까지 9교시를 수업받는다. 내실있는 프로그램으로 학부모의 믿음을 얻었다. 영어, 중국어, 수영, 바이올린, 연극, 서예 등 다양한 과목을 개설했고, 교사들도 늦은 시간까지 퇴근하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했다.
동창회에서는 2200만원을 모금해 지원했다. 이 자금으로 아동도서 980권을 구입하고, 축구·배구·농구공 등 250개를 확보했으며, 대형 수족관 2개를 설치했다. 또 전교생에게 등산용 배낭을 지급하고, 지난달 30일에는 모두 파주 영어마을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도시지역에서 온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등하교때 운영하는 승합차도 최근 12인승에서 25인승으로 바뀌었다.
자신의 아이와 이웃아이 등 5명을 등하교 시켜주는 학부모 이영실씨는 “아들이 석달 전에 전주에서 이곳으로 전학을 왔는데, 교사들의 태도가 참 좋다”며 “농어촌학교이기 때문에 무료급식에다, 사교육비 걱정이 없어 교육비 부담을 크게 덜었다”고 전했다.
서기봉 교장은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 살리는 차원에서 도입했는데, 교사들의 열정과 학부모의 도움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서기봉 교장은 “농촌지역 소규모 학교 살리는 차원에서 도입했는데, 교사들의 열정과 학부모의 도움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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