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토화된 마을이 ‘잃어버린 마을’?
지역주민 “구체적 의미 못담아”
제주도가 4·3사건 당시 폐촌된 마을에 유적지 안내표석 설치 사업을 해마다 추진하고 있으나 표석 제목과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는 2001년부터 해마다 4월3일을 맞아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 차원에서 폐촌된 마을을 후세에 알리고,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해마다 5개 정도씩 지금까지 20곳에 표석을 설치했다고 8일 밝혔다.
도는 올해도 이날 오후 남제주군 안덕면 동광리 이른바 삼밭구석과 북제주군 애월읍 유수암리 이른바 범미왓 현지에서 4·3실무위원 및 기관·단체장,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표석 제막식을 가졌다.
그러나 4·3연구가와 지역주민들은 표석의 제목과 내용이 사건의 진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채 단편적으로만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제주도가 설치하는 표석은 모두 ‘잃어버린 마을’이라는 제목으로 설치하고 있어, 구체적인 4·3의 의미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표석 설치 작업이 이뤄지는 옛마을들은 대부분 군·경의 초토화작전에 따른 소개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초토화된 마을’이나 기타 이름을 붙여 사건의 성격을 보여줘야지 ‘잃어버린 마을’이라는 식의 표현은 구체성이 없다고 연구가들은 말했다.
이와 함께 내용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삼밭구석에 세워진 표석 내용을 보면 “토벌대에 의해 마을이 방화된 후…피신하였다. 이 와중에 50여명의 주민들이…목숨을 잃었고”식으로 표현돼 있다. 심지어 2001년 안덕면 동광리 무동이왓에 세워진 표석에는 “4·3사건은 이 마을을 피해가지 않았다. 폐촌 후 주민들은…벌판을 헤매다 유명을 달리했다”는 식으로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진실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내용이 허술하게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4·3연구가들은 “표석 제목도 문제지만 심각한 것은 내용”이라며 “분명히 군·경 등 토벌대의 초토화에 따른 방화로 마을이 없어지고 학살됐는데도 ‘목숨을 잃었다’거나 ‘유명을 달리했다’는 식의 표현은 역사진실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이와 함께 내용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삼밭구석에 세워진 표석 내용을 보면 “토벌대에 의해 마을이 방화된 후…피신하였다. 이 와중에 50여명의 주민들이…목숨을 잃었고”식으로 표현돼 있다. 심지어 2001년 안덕면 동광리 무동이왓에 세워진 표석에는 “4·3사건은 이 마을을 피해가지 않았다. 폐촌 후 주민들은…벌판을 헤매다 유명을 달리했다”는 식으로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진실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내용이 허술하게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4·3연구가들은 “표석 제목도 문제지만 심각한 것은 내용”이라며 “분명히 군·경 등 토벌대의 초토화에 따른 방화로 마을이 없어지고 학살됐는데도 ‘목숨을 잃었다’거나 ‘유명을 달리했다’는 식의 표현은 역사진실을 간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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