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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400년 ‘마을 수호수’ 장승으로 불로장생

등록 2007-11-19 21:39

충북 영동군 상촌면 흥덕리 주민들은 400여년동안 마을을 지켜온 전나무가 강풍에 쓰러지자 장승으로 만들어 마을과 영원히 함께 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다음달까지 장승을 세운 뒤 마을 잔치를 열 참이다. 영동군 제공
충북 영동군 상촌면 흥덕리 주민들은 400여년동안 마을을 지켜온 전나무가 강풍에 쓰러지자 장승으로 만들어 마을과 영원히 함께 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다음달까지 장승을 세운 뒤 마을 잔치를 열 참이다. 영동군 제공
영동 흥덕리 전나무 강풍에 ‘절명’…주민 “화막는 존재” 잔치도
400여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나무가 죽어서 장승으로 환생해 마을을 지키게 됐다.

충북 영동군 상촌면 흥덕리 마을 주민들과 면사무소는 지난 3월5일 마을 보호수 전나무가 강풍으로 쓰러지자 회의를 열었다.

강원식(61) 이장 등 마을 주민들은 “400여년 동안 마을을 잘 지켜준 데 걸맞은 예우를 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그랬듯이 영원히 마을 수호신이 돼달라는 뜻에서 장승으로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주민들은 그동안 해마다 나무 아래에서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으며, 마을 아낙들은 아들을 점지해 달라고 비는 등 나무와 함께 했다.

김기성(50) 상촌면 부면장은 “나무 덕으로 이 마을은 큰 화없이 잘 지냈다”며 “강풍에 못이겨 나무가 쓰러질 때 집 두채와 창고를 덮쳤지만 사람은 아무도 다치지 않았을 정도로 마을에서는 영험한 존재”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6m 둘레의 나무를 둘로 갈라 상촌면 경로당 마당에서 8개월 동안 정성스레 말렸으며, 영동의 한 공방에 맡겨 올해 안에 장승을 만들어 마을 어귀에 세울 참이다.

주민들은 마을 특산물인 호두를 걸고 장승에 새길 문구를 공모하는 등 공을 들였다.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영동군과 공무원 등도 공모에 나섰으며, 결국 백두대간이 지나는 생명의 고장이라는 뜻을 담은 ‘태고의 신비’, ‘생명의 쉼터’라는 글을 새기기로 했다.


김 부면장은 “장승에는 마을을 지켜준 것을 고마워하는 주민들의 마음씨도 담았다”며 “장승이 설 때 마을 잔치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동/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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