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불법체류자 장씨 “2500만원 없어” 한숨만
“도와주세요. 치료비를 마련할 길이 아득합니다. ”
21일 오전 대구시내 ㅍ 병원에서 중국인 송징징(31)씨가 사고로 입원중인 남편 지앙 청보(31·사진)씨를 간호하면서 도움의 손길을 호소했다. 송씨는 “돈을 벌러 한국으로 건너온 남편이 뜻하지 않는 사고로 병실에 누워 있다”며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지앙씨는 지난달 18일 직장에서 돌아와 집에서 옷에 묻은 페인트 자국을 지우기 위해 신나를 붓다가 온몸에 불이 붙어 2도 화상을 입었다. 그는 7개월 전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하수도 수리업체에서 보조 일꾼으로 일하다 일이 서투르다는 이유로 쫓겨난 뒤 다시 도장 하청업체로 옮겨 일하다 1주일만에 사고를 당했다. 이 병원의 김상규 원장은 “당시 전신 80%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험했지만 3차례 걸쳐 수술을 한 끝에 현재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며 “앞으로 한달쯤 뒤 퇴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앙씨는 불법체류자로 건강보험이나 산재보험 등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해 2500만원이 넘는 치료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한숨만 쉬고 있다. 한국이주노동자건강협회에서 최근 500만원을 지원해줬지만 턱없이 모자란다. 송씨도 지난 5월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와 식당과 자동차 부품공장 등에서 일을 하다 현재 병원에서 대소변도 가리기 힘든 남편을 한달째 간호하고 있다. 지앙씨 부부의 70살 넘은 부모와 세살난 아들은 중국에 살고 있으며, 한국에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형편이다. 이 부부는 한국에 오려고 각각 1천만원 넘는 빚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산이주노동자센터 김헌주 대표는 “돈을 벌어 빚을 갚기 위해 입국한 중국인이 뜻하지 않는 사고를 당했지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보다 못해 노동단체가 모금에 나섰다”고 말했다.
성금은 농협 725014-52-094145(예금주 김헌주)으로 보내면 된다. (053)814-4180.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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