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호등 없는 건널목·비좁은 인도
걸어서 다리 건너가기엔 ‘험난’ 서울시는 2009년 세계적 수준의 오페라 하우스가 들어설 노들섬에 일반인이 접근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과연 그럴까. 미리 점검해 볼 겸 지난 11일 다리 품을 팔았다. 노들섬으로의 짧은 여행길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노들섬에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교통 노선인 9호선 공사구역(2007년 말 개통 예정)을 찾아 세종로에서 버스를 탔다. 한강대교 중간에 버스가 설리 만무했다. 다리를 건너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인 ‘본동 가칠목역’에 내려 되돌아 100m 정도를 걸었다. 신호등 없는 건널목을 건너니 9호선 공사구역이 눈에 들어왔다. 9호선이 개통되면 ‘노량진 수원지역(가칭)’이 들어설 자리다. 울퉁불퉁한 공사장 길을 3분쯤 걸으니 동작구 근린공원이 보였다. 작은 나무 의자 몇 개가 놓여 있지만 공사장 먼지와 잡초로 뒤엉켜있다. 2분을 더 걸어 신호등 없는 건널목을 두 번째 건너니 한강대교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그러나 쌩쌩 자동차가 달리는 넓은 8차선 차도에 견줘 인도는 불과 1m 정도. 큰 트럭이 달려오면 다리가 출렁 흔들려 한강을 즐기며 걷기에 겁이 난다. 아직은 찬 강바람을 등지고 5분 정도 걸으니 비로소 노들섬에 도착했다. 시는 한강대교 남북으로 진입램프를 만들고, 셔틀버스를 운행해 노들섬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자동차 뿐 아니라 걷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보행환경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문화연대 류제홍 부위원장은 “한강대교 옆으로 보도전용교를 만들거나 차도를 줄이고 인도를 넓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한강을 끼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다리 남·북쪽에 선착장을 만들어 배를 띄우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걸어서 다리 건너가기엔 ‘험난’ 서울시는 2009년 세계적 수준의 오페라 하우스가 들어설 노들섬에 일반인이 접근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과연 그럴까. 미리 점검해 볼 겸 지난 11일 다리 품을 팔았다. 노들섬으로의 짧은 여행길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노들섬에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대중교통 노선인 9호선 공사구역(2007년 말 개통 예정)을 찾아 세종로에서 버스를 탔다. 한강대교 중간에 버스가 설리 만무했다. 다리를 건너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인 ‘본동 가칠목역’에 내려 되돌아 100m 정도를 걸었다. 신호등 없는 건널목을 건너니 9호선 공사구역이 눈에 들어왔다. 9호선이 개통되면 ‘노량진 수원지역(가칭)’이 들어설 자리다. 울퉁불퉁한 공사장 길을 3분쯤 걸으니 동작구 근린공원이 보였다. 작은 나무 의자 몇 개가 놓여 있지만 공사장 먼지와 잡초로 뒤엉켜있다. 2분을 더 걸어 신호등 없는 건널목을 두 번째 건너니 한강대교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그러나 쌩쌩 자동차가 달리는 넓은 8차선 차도에 견줘 인도는 불과 1m 정도. 큰 트럭이 달려오면 다리가 출렁 흔들려 한강을 즐기며 걷기에 겁이 난다. 아직은 찬 강바람을 등지고 5분 정도 걸으니 비로소 노들섬에 도착했다. 시는 한강대교 남북으로 진입램프를 만들고, 셔틀버스를 운행해 노들섬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자동차 뿐 아니라 걷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보행환경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문화연대 류제홍 부위원장은 “한강대교 옆으로 보도전용교를 만들거나 차도를 줄이고 인도를 넓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한강을 끼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다리 남·북쪽에 선착장을 만들어 배를 띄우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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