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홈플러스 성서점 ‘헐값 임대 특혜’

대구시 ‘전년도 공시지가’ 적용해 시유지 빌려줘
성서점 1억8천만원 추징…조사특위 3개월 연장

시유지에 건물을 지은 뒤 영업중인 성서 홈플러스에 대구시가 여러 특혜를 준 사실이 드러났다.

‘대구시의회 성서 홈플러스 실태조사 특별위원회’는 24일 대구시가 4년여 동안 지하철 승객 주차장을 홈플러스 고객용으로 쓰도록 묵인하거나 임대료를 턱없이 깍아주는 등 특혜를 준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9월부터 조사에 착수한 특위는 이달 말로 정해진 활동 기간을 내년 3월 말까지 석달 더 연장했다.

성서 홈플러스 지하에는 승용차 1192대분의 주차장이 설치됐다. 이 중 홈플러스 고객용은 792대분이고 나머지 400대분은 지하철 2호선 승객용이지만, 홈플러스가 아무런 구분없이 4년여 동안 모두 고객용으로 사용해왔다. 특위는 주차장 안 20곳에 고객용과 매장용을 구분하는 표지판을 세우고 경계 펜스를 설치하도록 요구했다.

시는 시유지를 빌려준 성서 홈플러스 땅 2만4천㎡(7300평)에서 겨우 공시지가의 1%를 임대료로 받아왔다. 시는 이도 모자라 각종 명목으로 임대료를 깍아줬다. 같은 건물의 땅이 4필지로 나눠져 공시지가가 차등적용돼 온 사실이 드러나 2천만원을 추가징수했다. 또 당해연도 기준으로 공시지가를 매겨 1% 임대료를 받아야 하지만 전년도 공시지가로 임대료를 산정해 특위가 1억6천만원을 추가징수하도록 통보했다. 이 밖에도 영업일을 기준으로 임대료를 받지 않고 준공검사 기준일로 받아 600만원을 손해봤다.

성서 홈플러스 옥상에는 567㎡(171평)의 공원이 있다. 홈플러스는 이 공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시민의 발길이 뜸해졌다. 특위는 공원에 담쟁이 1천포기를 심고 화장실과 자전거 보관대 등을 새롭게 정비하도록 당부했다. 이 밖에도 지하철 승객이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트 2대 중 1대는 전기요금이 비싸다며 운행을 않아 불편을 주기도 했다.

특위는 내년 3월까지 성서 홀플러스 서쪽 도로 일방통행, 공원 배기가스 처리, 공시지가 현실화, 협약내용의 문제 등을 조사한다. 박돈규 위원장은 “턱없이 낮은 공시지가를 현실화하고 1% 임대료가 책정된 경위를 캐겠다”고 말했다.

시는 1999년 12월 지하철 2호선 용산역세권을 개발한다며 삼성테스코에 시유지를 빌려줬다. 삼성테스코는 이곳에 지하 4층, 지상 1층 규모의 성서 홈플러스를 신축해 2003년 11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삼성테스코는 영국 유통업체인 테스코가 96%, 삼성물산이 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테스코는 1999년 5월 출범한 뒤 전국에 할인점 50여곳을 운영하며 이마트에 이어 국내 할인점 업계 2위를 지키고 있다.

대구/구대선 기자 [e-mail]